국민 품 돌려준다더니…尹 ‘청와대’ 행사 167% 급증 ‘용산 대통령실’ 행사는 오히려 18.7% 감소 윤영덕 “이럴 거면 왜 이전했나…국민 원성” 김진수 기자

2023년 11월 05일(일) 20:34

청와대 춘추관 ‘블루하우스’ 콘서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음악회 ‘2023년 블루하우스 콘서트 II’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으나, 올해 대통령의 오·만찬 행사가 용산보다 청와대에서 더 많이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산에서의 대통령 오·만찬 행사는 지난해 보다 18.7% 감소한 반면 청와대에서의 행사는 같은 기간 무려 166.7%가 급증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국회의원(광주 동남갑)이 5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언론에 공개된 오·만찬 간담회 행사 70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에는 사용이 뜸하던 영빈관, 상춘재 등 청와대 시설을 올해 들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찬 개최 장소는 지난 해 ▲용산 대통령실 16건(46%) ▲공공기관 7건(20%) ▲청와대 6건(17%) ▲현장방문 4건(11%) ▲호텔 3건(9%)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청와대 16건(46%) ▲용산 대통령실 13건(37%) ▲공공기관 3건(9%) ▲호텔 2건(6%)으로 청와대 시설 이용이 가장 많았다.

윤 대통령의 청와대 활용은 지난 해 12월 5일 ‘베트남 국빈 만찬’ 이후 한 달 동안에만 6건의 오·만찬 행사를 청와대에서 개최하는 등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용산에서의 대통령 오·만찬 행사는 지난 해 16건에서 올해는 13건으로 18.7% 감소한 반면 청와대에서의 행사는 지난 해 6건에서 올해 16건으로 무려 166.7%가 급증했다.

외국 정상 등 주요 손님을 맞이하기에 청와대 영빈관만한 곳이 없다는 것은 이미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부터 지적돼온 문제였다.

시설과 위치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청와대를 두고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했을 때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나왔던 여러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현실화 되면서 “결국 이럴 거면 왜 대통령실을 이전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의 원성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 윤 의원실의 분석이다.

윤 의원은 “현재까지 늘어나고 있는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에, 국민소통을 강화한다던 도어 스테핑은 사라진 지 오래이다”며 “오히려 대통령 출퇴근 시간 용산구 교통 체증만 가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가 주요행사를 개최할 경우, 당일 전시가 있더라도 임시휴관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했고, 용산 대통령실 앞 이태원로에서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관계 집시법 시행령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더니, 대통령실 행사 때마다 청와대와 국립박물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관람을 제한해 사실상 민폐만 끼치고 있다”면서 “왜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나와 1조원 가까운 혈세만 낭비하느냐는 국민들의 탄성에 대통령실은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