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가을…거리 덮은 낙엽 처리 ‘골머리’ 인원 부족 청소 한계…비올땐 배수구 막아 침수 위험도 지자체 “퇴비화도 어려워 매립·소각 외 다른 방안 없어” 안태호 기자

2023년 11월 07일(화) 20:28

가을철에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배수로 막힘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7일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이면 도로에서 주민이 떨어진 낙엽을 쓸어모으고 있다./김애리 기자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단 말은 이럴 때 쓰나 봅니다.”

매년 가을이면 광주 5개 자치구가 도심 곳곳에 쌓이는 낙엽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부족과 함께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오전 9시께 광주대성초등학교 인근 도로. 남구청 소속 가로환경미화원 2명이 낙엽을 쓸어 담고 있었다. 한 명이 갈고리로 낙엽을 모아두면 나머지 한 명이 마대자루에 담아 옮겨 거리는 조금씩 깨끗해졌다.

그러다 바람이 불면 한데 모아둔 낙엽이 다시 흩어지거나 새로 떨어져 이를 본 환경미화원들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도 다시 수거에 바쁘게 움직였다. 새 마대자루를 펼친지 5분여 만에 내부는 낙엽으로 가득찼고 환경미화원들의 얼굴에선 구슬 같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배수구 위에 낙엽이 쌓인 상태에서 비가 오면 입구가 막혀 물이 역류하는 등 침수 위험도 높아 환경미화원들은 혹시라도 놓친 낙엽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이 밖에도 낙엽을 밟고 미끄러지는 낙상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광주 5개 자치구는 지난 10월 중순께부터 순차적으로 관할 구역 곳곳에 가로환경미화원과 기간제 신규 근로자 등을 투입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이날 기준 광주 5개 자치구 낙엽 수거·처리 업무자는 ▲동구 41명 ▲서구 58명 ▲남구 50명 ▲북구 92명 ▲광산구 69명으로, 사실상 이들이 광주 전역의 낙엽을 치우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2인 1조 등으로 조를 나눠 ‘동’ 단위로 구역을 설정, 낙엽 수거 및 처리에 나서도 모든 낙엽이 동시에 떨어지는 게 아니다 보니 전날 청소를 했어도 다음 날 다시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 좀처럼 처리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10-12월 사이엔 낙엽이 워낙 많이 떨어져 일부 자치구는 인원을 충원하려 했지만, 서구의 경우 정원 6명 중 3명만, 광산구는 8명 중 6명만 지원, 채용되면서 겪고 있는 인력 부족 문제로 동 행정복지센터에 협조 공문을 보내 자체적인 수거까지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렵게 수거한 낙엽의 처리 방안이 마땅치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과거 일부 지역 농가에선 깨끗한 낙엽을 퇴비로 사용하기도 했다”면서도 “현재는 담배꽁초와 모래, 일반 쓰레기 등과 섞인 낙엽을 분류하는데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어 전부 매립지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는 낙엽을 모두 처리하긴 어렵다”며 “새로운 수거 방안과 함께 낙엽 활용 대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