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공사 중 수도관 파손 올해 14건이라는데

2023년 11월 08일(수) 19:38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사장 주변은 시한폭탄처럼 위험하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수도관 파손의 경우도 단적인 사례다.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중이다. 지속된 가뭄으로 고통을 겪었던 올해 2월에는 백운광장 인근 현장에서 상수도관 파열 사고가 나 180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허비됐다. 이 곳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물 난리가 나기 일쑤다. 수도관 파손이 공사가 시작된 이래 30건, 올 들어서만 1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과 주민들은 때 아닌 침수 피해를 당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전담 T/F를 구성했으나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조치하는 단계에서 굴착공사 시행 시 사전 통보 및 손괴 시 상황 공유를 요청하는 등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지현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1)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나 사고 시 신속 대응을 위한 체계가 미흡하다고 꾸짖었다. 굴착 공사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유형을 미리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도시철도건설본부와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매뉴얼이 정비돼야 한다. 공사 구간 중 노후 수도관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만큼 관로 교체를 추진하는 등 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계획적인 업무 수행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효율화하는 장점 때문이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사업비 확보 등의 원인으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현장과 인접한 상인들은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고, 시민은 통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량들이 엉거주춤 통과하고, 교통사고 등의 문제도 숱하게 지적되고 있다. 도심 한복판 대형 토목공사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적잖다. 무엇보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안전한 시공을 위한 매뉴얼을 구축하고 지속 점검을 통해 즉각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유관 기관 간 협력체계의 필요성이야 두말 할 것도 없다. 모름지기 사전 예방이 최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초동대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도 기본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