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9일부터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 인상 4만호 대상 ㎾h당 평균 10.6원씩 올려 가정·소상공·중소기업 전기요금은 동결 임채만 기자

2023년 11월 08일(수) 20:22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오른쪽)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한국전력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자구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이 9일부터 ㎾h당 평균 10.6원 인상된다. 가정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서민 경제 부담을 고려해 동결됐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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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상안의 핵심은 산업용 고객 44만호 중 대용량 고객인 4만호를 대상으로 전력량 요금을 평균 ㎾h당 평균 10.6원 씩 올리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 대용량 이용 고객은 약 4만2천호로 집계됐다. 전체의 0.2% 수준이지만, 전력 사용량은 26만7천719GWh로 전체 사용량의 48.9%를 차지했다.

시설 규모 등에 따라 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 세부 인상 폭을 차등화했다. 고압A(3천300-6만6천V 이하)는 ㎾h당 6.7원, 고압B(154kV)와 고압C(345kV)는 ㎾h당 13.5원씩 올라간다.

산업부에 따르면 산업용(을) 고압A 사용 기업의 월평균 사용량은 228㎿h로, 현재 전기요금은 월평균 4천200만원 수준이다.

산업부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같은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의 전기요금은 약 4천400만원으로 부담이 200만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고압B 사용 기업은 월평균 2억5천만원, 고압C 사용 기업은 3억원가량의 추가 전기요금 부담이 각각 발생할 전망이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 40만호에 대한 산업용 요금은 동결됐다.

이는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하되 물가, 서민 경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제 연료가격 폭등 등 영향으로 2021년 이후 누적적자 47조원,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 누적 부채가 201조원에 달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대규모 적자로 차입금이 급증해 하루 이자 비용만 약 118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낮은 요금 수준으로 인한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구조의 개선과 동계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요금 조정을 통한 가격신호 기능 회복이 필요하는 게 한전 측의 입장이다.

실제 낮은 요금 수준, 제조업 중심 전력 다소비 산업구조 등으로 전력원단위(GDP 1단위 생산에 사용되는 전력량)는 최근 30년간 37% 증가했다. 지난 동계 최대 전력 수요는 94.5GW로 동·하계 통틀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전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 일반 가구, 자영업자 등에 대해서는 향후 국제 연료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요금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