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앵포르멜 선구자’ 양수아 화백 독일 뒤셀도르프 초대전 성료 국제예술교류사업 일환 최명진 기자

2023년 11월 09일(목) 23:09

한국 앵포르멜 대표작가인 양수아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전시가 최근 독일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 PART 2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광주 동구 미로센터의 국제예술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양 화백의 작업 전반과 그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사진>

전시에서는 아들인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강강수월래’(1957)를 비롯해 구상 드로잉 10점, 추상 드로잉 8점, 구상회화 7점, 추상회화 10점, 자화상 5점 등 총 40여점을 선보였다.

앵포르멜은 제1·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시작된 미술운동으로, 인간 실존에 주목하면서 원시적 세계를 동경하며 등장했다.

한국에 앵포르멜이 본격적으로 도입, 형성된 것은 1957년 무렵이다. 6·25 전쟁 이후 국내 사회적 상황이 전후 서구의 사회적 상황과 유사했다는 점에서 그 이념과 표현 방법이 쉽게 접목될 수 있었다.

양 화백은 해방 직후 광주 미국문화원을 통해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등 새로운 예술사조를 접했으며 20세기 한국 역사의 중심에서 서구의 새로운 미학적 형식을 매개로 자유롭고 새로운 조형 언어를 구사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는 거침없는 색채와 선을 사용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앵포르멜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생전 24회의 개인전을 통해 600여점의 작품을 소개했으며, 사실적 구상화와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비정형 회화 양식을 통해 저항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미국 추상표현주의와 프랑스 앵포르멜 양식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박남희 미술비평가는 “2023년 뒤셀도르프에서 그의 작품을 선보인 것은 앵포르멜이라는 시대 양식과 양수아 개인 양식의 교차를 확인하고, 개인 양식으로서 앵포르멜에 이르렀던 내밀한 과정을 느낄 수 있는 애도와 우울의 의례다”고 평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