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양임 더 위너 헤어 부티크 원장 “어르신 머리 손질…재능기부 할 수 있어 행복” 10여년째 주간보호센터 찾아 미용 봉사…동료들도 동참 매월 한차례 진행…“서로 돕는 더불어 사는 사회 되기를” 장은정 기자

2023년 11월 12일(일) 19:42

허양임 더 위너 헤어 부티크 원장

허양임(55·여·사진) 더 위너 헤어 부티크 원장은 10여년째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찾아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머리를 단장해드리고 있다.

30년간 미용업계에 종사했다는 허 원장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허 원장은 동료 미용사들과 함께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에 3-4곳의 노인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헤어 커트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봉사도 하고, 동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 팀워크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가는 봉사지만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경우 누운 채로 머리를 손질해야 해 마음이 아프다”며 “또 치매 어르신들은 머리를 자르는 내내 멍한 채로 허공만 응시하는 경우가 있어 그럴 때마다 마음이 먹먹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허 원장은 방문하는 센터에 미용 의자가 없어 키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커트를 하는 등 나름의 고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포장마차 등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빨강, 파란색 의자를 미용 의자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거울이 없어 휴대전화 카메라를 거울삼아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잘라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머리를 손질한 분들이 감사 인사를 하실 때 마음이 따뜻해지고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허 원장은 후배들을 향한 애정도 남다르다.

어떻게 하면 후배들이 좀 더 좋은 길로, 좀 더 나은 길로 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최근에는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다.

허 원장은 “더 많이 공부해서 미용을 배우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며 “좋은 영향이 이어져 성장한 후배들이 남에게 또 다른 선행을 베풀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분야에서도 자기가 가진 재능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는 밝고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