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한국의 멋’, 베트남 물들인다 ●시립미술관, 2023 문화도시광주전…30일까지 하노이 베트남국립미술관 7명 지역 작가 참여 36점 전시 한국의 풍류·유머·정서 담아 최명진 기자

2023년 11월 14일(화) 19:35

지난 3일 열린 개막식에서 참여작가와 행사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베트남국립미술관 전경

광주 미술문화 및 작가를 국내외에 알리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전이 베트남에서 펼쳐져 눈길을 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하노이 소재 베트남국립미술관에서 2023 문화도시광주전 ‘풍류, 한국의 멋’을 진행한다.

미술관은 2012년부터 중국 북경·광저우, 영국 런던, 독일 뮌헨, 일본 요코하마, 대만, 태국, 프랑스 파리 등에서 문화도시광주전을 개최해오면서 각 지역 문화예술 기관들과 협력망을 넓혀가고 있다.

국제전 ‘풍류, 한국의 멋’은 ‘한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전시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한국’을 적극 홍보하면서 광주 작가를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자리다. 1992년 수교 이후 두 나라 사이 다양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문화예술교류를 위한 가교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 3일 열린 개막식에는 최승진 베트남 한국문화원장, 원광석 하노이한국어교육원장, 하노이 한인회 등 주베트남 한국대표기관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특히 전 주한 베트남대사를 지낸 응우옌 푸 빈, 팜 티엔 반, 레 반 크, 응우옌 득 키엔 대사를 비롯해 베트남 유명화가인 타잉 쯔엉, 당 쑤언 호아, 홍 비엣 둥 등이 참석해 한국과의 교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시에는 한국의 풍류, 즉 풍경·유머·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36점의 회화,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예술의 일면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베트남 예술 간 활발한 교류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에 참여하는 윤남웅·이형우·표인부·김병택·김성남·이인성·김창덕 7명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물씬 풍기며 개성 있는 작업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이들이다.

이형우 작가는 다채로운 색과 과감한 붓 터치로 인간 삶의 모습을 표현한다. 은유적이면서도 유쾌한 표현들은 관람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윤남웅 작가는 진솔하고 해학미 넘치는 작품들로 인간의 정을 담는다. 그는 삶의 흔적, 예술의 자유, 시골 시장 모습을 그림 속 익살스럽게 담아냈다.

이인성의 회화는 소설의 한 구절처럼 인간 삶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작품 소재는 삶 속 마주한 인상적인 장면들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삶 속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드러내 그 의미를 부각시킨다.

김성남 작가는 원초적인 자연과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를 담는다. 그는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익숙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아닌 거칠고 원시적이며 에너지가 충만한 자연을 포착한다.

표인부 작가는 한지를 부착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채색된 한지 조각들은 결을 이루며 꿈틀거린다. 그는 삶의 흔적을 ‘바람의 기억’으로 이름 붙여 삶을 투영하는 폭넓은 사유로 이끈다.

김병택 작가는 생명의 근원인 물과 바다, 산의 반복적인 형상을 붉거나 푸르게 대비시킨다. 그리고 자연물의 여러 도상을 중의적 의미로 상징, 함축한다. 이는 마치 삶 속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창덕 작가는 석채·돌가루·자연색소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도자화를 탄생시켰다. 그는 찻자리를 벗하며 작품을 제작한다. 한국 선비의 깊은 정신을 비롯해 맛과 멋, 격, 진정한 한국적 풍류를 나타낸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