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밀집 광산구 학생 교육권 보장 방안 필요

2023년 11월 14일(화) 19:49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성장 단계에 맞춘 ‘교육정책 패러다임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밀집 학교의 학급당 정원을 축소하고 언어교육 지원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체류 외국인이 우리나라 인구의 5% 정도로 다인종·다문화 국가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균등하게 공교육을 제공받을 권리 또한 확보돼야 하지만 현실은 사뭇 다르다. 언어적 장벽부터 허물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외국인 밀집촌인 광산구 월곡동 소재 대반초등학교와 하남중앙초등학교의 올해 4월 기준 다문화 학생 비율은 각각 42.3%, 59.3%로 집계됐다. 대부분 러시아어, 카즈흐어, 몽골어 등을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정규 교원 중 해당 언어가 가능한 교사가 없다. 올해 임용된 인원 중에서도 1순위 발령 희망자는 0명, 1명이었다. 이 학교에는 한국어학급의 ‘이중언어 강사’ 8명을 수업 보조자로 채용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공통 지침에 따라 주 15시간 미만만 근무할 수 있는 ‘초단시간 근로자’여서다.

교원들은 통역이 없으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호소한다. 때로는 통역이 오히려 수업의 질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어투와 표정 만으로 학생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생활지도 상의 고충을 토로한다. 이중언어 강사의 경우 근무시간 이외에 학부모 상담을 주로 도맡아 피로감을 느낀다. 한국어를 아예 모르고 입학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중언어 교사를 집중 배치하거나 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등 효과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다문화가정 등 학생들의 학습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본적인 소통은 물론 수업 진행에 애로를 겪고 있다. 학업 중단에 대한 우려도 높다. 몇몇 정규 교원들이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버겁다. 당국은 교육권 보장을 위한 실질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소수자 학생이 차별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혁신적 포용교육에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