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지자체 ‘맨발로’ 조성 ‘붐’…아직은 ‘아쉬워’ 서·광산구 각각 7·5곳 마련…타 자치구도 계획 중 주성학 기자 |
| 2023년 11월 14일(화) 20:23 |
|
|
|
최근 혈액 순환 및 면역 기능 강화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맨발 걷기’에 발맞춰 광주 곳곳에 ‘맨발길’이 조성되고 있지만, 야간 조명 등 부대 시설 및 사후 관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14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주민들이 땅과 접촉해서 걷는 ‘어싱(Earthing)’을 즐길 수 있도록 목재, 마사토, 황토 등 자연 친화적 소재를 활용한 맨발길을 조성하고 있다.
광주에선 서구가 지난해 12월 맨발로 조성사업을 선두적으로 시작해 이날 현재까지 ▲상무시민공원 ▲금호어린이공원 ▲쌍학어린이공원 ▲완충녹지 ▲농성어린이공원 ▲금당산(1구간) ▲맛고을어린이공원 등 7곳에 맨발로를 조성했으며, 내년까지 21개소를 새롭게 가꿀 예정이다.
지난 9월 조성을 시작한 광산구는 올해 안에 현재 조성된 ▲너른배미근린공원 ▲초록어린이공원 ▲송정근린공원 1차 ▲풍영정천변길근린공원 1·2차 등 5곳 외에 새롭게 8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북·동·남구에는 아직까지 맨발로가 없지만, 자치구들은 주민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조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듯 맨발로가 광주 곳곳에 하나둘씩 들어서는 가운데 이미 조성된 맨발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호응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정오께 서구 상무시민공원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맨발 걷기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왕복 1.2㎞의 맨발로를 걸은 뒤 시민들은 ‘피로가 풀린다’거나 ‘발바닥이 지압돼서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오모(43)씨는 “원래도 점심을 먹은 뒤 산책을 해왔는데, 맨발로가 생긴 뒤론 이곳만 찾는다”며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해 영광까지 갔다온 적도 있는데, 생활 반경에 맨발로가 조성돼 만족스럽다”고 호평했다.
반면 맨발로 주변에 조명 시설과 CCTV 등이 없어 야간에는 이용하기 어려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치평동 주민 이모(50대·여)씨는 “집 주변을 오가면서 자연스레 맨발길을 이용하는데, 해가 진 이후에는 어두워 걷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기껏 설치된 좋은 길을 밤낮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가로등이나 방범 설비가 설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광산구청 자유게시판에 맨발 황토길의 조속한 조성과 함께 애완견 배설물 처리와 공원수목 정비를 촉구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임성화 서구의회 의원은 제31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맨발로 내 돌이나 동물 배설물 등 이물질로 인해 이용객들이 부상을 입지 않도록 행정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이미 설치돼 있는 맨발로에 야간 조명 등의 제반시설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정해진 맨발로 이용 시간은 없지만, 현재 조명이나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주간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며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