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연루’ 의혹 전 전남경찰청장 숨진 채 발견 실종 이틀째 경기도 하남 야산서…타살 혐의점 등 없어 해당 사건 조사 광주지검 “입건 사실”…후속수사 이어질 듯 안재영 기자

2023년 11월 15일(수) 23:14

‘사건 브로커’ 연루 의혹으로 검찰에 입건된 전 전남경찰청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향후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2분께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에서 퇴직 치안감 A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전 가족에게 “등산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지만 연락이 두절돼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틀간의 수색 끝에 A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당시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실종 당일 ‘사건 브로커’ 성모(62)씨와 관련된 수사를 이어오던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에 입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성씨는 지난 2020-2021년 경·검 인사들과의 인맥을 내세우며 가상자산 사기범 등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 등을 명목으로 18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기소 후 검찰은 경찰 내에서 성씨를 통한 인사 청탁이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 전·현직 경찰 등을 대상으로 후속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전직 경감(전남청)과 경무관(서울청)을 구속했는데 이 중 경무관은 ‘수사 청탁’과 관련된 인물로, 경감은 ‘인사 청탁’ 수사 대상자로 분류된다.

수사 청탁과 관련해서 검찰은 과거 가상자산 사기범 사건을 취급한 광주경찰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으며,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인사 청탁의 경우 광주·전남경찰청 소속 승진자를 대상으로 조사 중인데, A씨도 이와 관련이 있던 것으로 여겨진다. 주요 수사 대상이 경정·경감급인데, 이들의 승진 결정 권한은 치안감급 지방청장이 갖고 있어서다.

이 탓에 수사가 전·현직 치안감 이상까지 향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A씨가 숨져 향후 검찰이 수사를 이어가더라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실종 당시 입건자 신분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검찰 측이 A씨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강제수사를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잇단 압수수색과 전·현직 식구들의 비보에 경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익명의 한 경감은 “사실이 어떻게 됐건 고인까지 나왔는데 무슨 말을 더 하겠냐”며 “비위가 드러나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자성의 기회로 삼는 게 마땅하지만, 그 전에 검찰의 수사가 공명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