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유혹하는 전세대출 현수막 주의” 공공임대 오인…주택금융公 로고 광고물 광주서 성행 청지트 “주거 불안전성·부채위험↑…적극 단속해야” 양시원 기자

2023년 11월 16일(목) 20:11

최근 광주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행복주택’, ‘정부지원’ 등의 키워드를 내걸며 청년,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을 타겟으로 하는 전세주택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사진>

실상 대체로 민간아파트 부동산 미끼 광고인 이들은 홍보 전단지와 현수막에 한국주택금융공사(HF) 로고를 사용, 정부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오인하게 하는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역할 수행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6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이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 중 3곳에 직접 전화로 확인한 결과 “행복주택 상담사 000입니다”라고 소개하거나 “정부 지원 정책으로 예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와 같은 안내를 통해 정부·지자체에서 직접 지원하는 혜택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었다.

이는 사실상 민간아파트 부동산 미끼 광고로 파악된다. 지속된 고금리 상황으로 분양·임대가 이뤄지지 않자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판촉 행위에 나서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1천만원(일시불)을 대출 이자로 지원해 주겠다는 등 적극적 계약을 유도하는 방식도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전세 보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비대하다.

실제 최근 광주 광산구 H오피스텔에서 100여세대 규모의 대규모 역전세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전세 계약이 종료되는 세입자 중 약 150세대가 퇴거 신청을 했지만 해당 건설사에서는 퇴거 신청이 몰려 보증금 일시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도 인터넷에 H오피스텔을 검색하면 ‘전세 이자 지원혜택’, ‘즉시 입주’와 같은 문구와 함께 홍보 글이 버젓이 업로드 되고 있는 실상이다.

전화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분양 대행사에서는 ‘HUG를 통한 보증보험 가입으로 보증금 반환 걱정 없다’고 안내했고, 최근에도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정부지원’, ‘50만원 주거 지원’과 같은 문구로 홍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댓글에서는 보증금을 계약 날짜에 돌려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 전세 사기 소송 중이라는 글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단속 등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전세 계약 관련 경험이 부족하고 금융 피해에 대한 대처 능력이 낮은 청년층에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거 불안전성이 커짐과 함께 또 다른 부채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같은 광고를 단순 분양 대행사의 불법 광고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정부 주거정책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 사기가 사회적으로 부각 된 이후, 관련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마침표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현 특별법의 엄격한 피해자 인정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피해자 지원 대책의 기조가 ‘빚내서 피해주택을 떠안는’ 대책인 만큼 피해자들의 부담을 전혀 경감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는 전세사기 특별법에 따라 132건 중 78건이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됐다. 피해자 인정 조건 자체가 어려운 상황 등을 고려했을 시 피해자 인정을 받지 못한 이들에 대한 상황을 더 면밀하게 살피고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고려할 필요성 또한 제기된다.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관계자는 “광주시 차원의 정부, 지자체 사칭의 전세 주택 광고물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및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상담과 정책 안내를 위한 상담 창구 개설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와 관련한 불안감 해소를 위한 역할 수행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2017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청년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