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자체 ‘맨발길’과 주변 정비에도 신경써야

2023년 11월 16일(목) 20:23

땅 위를 맨발로 디디는 것 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열풍이다. 혈액 순환 및 면역 기능 강화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효과까지 있다며 광주 곳곳에도 ‘맨발길’이 조성되고 있다.

서구는 상무시민공원, 금호어린이공원, 농성어린이공원, 금당산(1구간) 등 7곳에 이르며, 내년까지 21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광산구는 너른배미근린공원, 송정근린공원 1차, 풍영정천변길근린공원 등 5곳 외에도 8개소를 더 설치키로 했다. 북·동·남구는 공식 맨발로가 없지만 주민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이용객들도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집 주변과 공원, 산책로 등 생활 반경에 있어 편리하고 피로 회복 등에 도움이 된다며 가족과 지인들에 권유도 한다. 도심인 상무시민공원에서는 점심시간에 맨발 걷기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하지만 관리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돌을 비롯한 이물질로 부상의 위험이 있고 반려견 배설물로 인한 불쾌감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야간에 조명 시설과 CCTV 등이 없는 점에 비춰 안전 문제도 아쉽다. 실제로 서구의회에서는 부상 방지 노력과 조명시설 확보 등 당국의 세심한 관리를 주문했다. 자치구 자유게시판에도 정비를 촉구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목재, 마사토, 황토 등 자연 친화적 소재를 활용한 꾸민 ‘맨발길’ 이용에 따른 시간 제약은 없으나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수반돼 주간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서구 등은 추후 개선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 자치구들은 주민들이 건강을 위해 땅과 직접 접촉하는 ‘어싱(Earthing)’을 즐기도록 황톳길이나 산책로를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신발을 벗기만 하면 돼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언제든 실천할 수 있어 호응도 높은 편이다. 이용하는 주민 스스로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걷기 위해 오염과 훼손을 줄이는 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