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가 마주한 가을 ‘천불천탑 단풍전 음악회’…오는 23일 황순칠갤러리 최명진 기자

2023년 11월 19일(일) 18:57

‘천불천탑 단풍전’ 작품들 앞에 선 황순칠 작가

가을의 정취를 오롯이 담아낸 운주사 단풍 풍경이 음악과 함께 어우러진다.

피아노 치는 화가 황순칠의 ‘천불천탑 단풍전 음악회’가 오는 23일 오후 5시30분 황순칠갤러리(남구 송하동 124-2)에서 펼쳐진다.

이번 음악회에는 근 10여년 동안 작업해온 가을 날의 운주사 풍경을 담은 회화 약 30여점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그의 작품 중 80호 ‘항아리 탑 가을’은 천불천탑의 시초와도 같은 그림이다.

작가는 이 항아리 탑을 중심으로 동쪽 절벽을 배경으로 한 그림과 서쪽 원반형 탑이 있는 산허리, 그리고 미륵전을 배경으로 펼쳐진 탑의 모습을 나타냈다.

작가는 “2013년 항아리탑 하나 그리려 들른 운주사에서 석불을 한 점 더 그리자 했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청년 이후로는 일반적인 풍경화는 하지 않았는데, 운주사의 특별한 장소를 그리다보니 풍경화로까지 나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풍은 매년 다르므로 그때마다 고쳐 그리기를 반복한다는 작가는 수도 없는 붓질로 그림을 수정하고, 두터운 물감 층으로 마치 시루떡처럼 한겹 두겹 쌓아올리는 과정을 이어간다.

그는 “가을 그림의 어려운 점은 비바람이 몰아치면 곱디고운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뼈만 남은 나무만 쓸쓸히 남겨져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이에 허망해 하지 않고 탑과 석불에 전념하며 가을날 운주사 풍경을 지속적으로 그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4년 만에 딸 상희(23)씨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조선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인 상희 씨는 이날 무대에서 쇼팽 피아노 소나타 제2번 Op.35을 들려준다.

이와 함께 이날 자리에서는 작가의 피아노 즉흥곡 연주, 강명진 전자바이올리니스트가 선사하는 대중가요 및 클래식 공연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