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무분별한 전세대출 현수막 단속 급하다

2023년 11월 19일(일) 19:05

전국적인 전세사기의 광풍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고통이 여전한 가운데 전세주택 광고가 무분별하게 넘쳐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행복주택’, ‘정부지원’ 등의 키위드를 내걸었지만 실상은 지속된 고금리 상황으로 분양·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악질적인 판촉이다. 실제로 홍보 전단지와 현수막에 한국주택금융공사(HF) 로고를 사용, 정부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오인하게 만든다. 또 1천만원(일시불)을 대출 이자로 지원해 주겠다는 등 계약을 유도하기도 한다.

전세주택 광고에 현혹돼 낭패를 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실제 최근 광주 광산구 모 오피스텔에서 100여세대 규모의 대규모 역전세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계약이 종료되는 세입자 중 약 150세대가 퇴거 신청을 했으나 해당 건설사에서는 신청이 몰려 보증금 일시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전세 보증사고 폐해는 심각하다. 전세 계약 관련 경험이 부족하고 금융 피해에 대한 대처 능력이 낮은 청년층들에게 주거 불안과 함께 감당키 힘든 부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에서는 전세사기 특별법에 따라 132건 중 78건이 피해자로 인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사기가 사회적으로 부각된 이후 관련 법이 마련돼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청년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정부, 지자체 사칭 전세주택 광고 관리 감독 강화 및 전세사기 피해자 전용 상담 창구 개설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별법은 엄격한 피해자 인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다시 빚을 내서 주택을 떠안는 식의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예방이 최선일 수 밖에 없다. 전세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분양 대행사의 광고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정부의 주거 정책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중대 행위로 규정해야 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단속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