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간 협력으로 메가시티 대응하자 / 김재철 |
| 2023년 11월 19일(일) 1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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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가시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갑자기 특정 자치도시를 인접한 서울이나 광역시 등 대도시에 편입시켜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이나 일부 광역시는 인접 도시와 이미 연담화되어 메가시티가 된 지 오래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은 수도권역으로 메가시티를 넘어섰다. 요즘은 충청, 강원 지역까지 수도권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메가시티는 인접 도시를 편입시켜 행정구역을 넓혀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접한 여러 도시의 기능이나 시가지가 팽창되고 확대되어 자연스레 연담화되면서 하나의 거대 생활 및 경제권으로 성장하여 형성된 것이다. 대도시의 팽창이 인접 도시 안까지 확대되었다고 해서 그 도시를 큰 도시에 편입시키는 것은 도시화율이 낮은 나라에서나 있을 일이다. 우리나라도 산업화 및 도시개발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면서 흔히 그래 왔다.
그러나 이제 성숙한 지방자치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 편입 또는 통합보다는 개성있게 발전한 도시나 지역들이 보다 넓어진 시민의 생활권이나 경제권을 범위로 지역간 연대와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현명한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지도자라면 행정구역 경계를 초월해 실질적 상생협력으로 지역발전 효과를 극대화 할 것이다.
광주·전남지역은 더더욱 협력적 지역발전 정책과 행정이 필요하다. 서울·인천·경기는 이미 메가시티가 된 지 오래고, 대전·세종·청주나 부산·울산·창원도 수도권에 대응하는 메가시티를 꿈꾸고 있다. 지역균형발전론을 새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들 메가시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협력적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특히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인접도시를 연담화하는 협력은 어떤 이유로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생활권을 중심으로 통합적 지역발전 그림을 그리고 각 도시들이 이를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광주시가 메가시티로 발전하고 싶다면 인접한 도시들과 함께 교통, 산업, 주거, 교육, 관광, 의료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건설 중인 광주외곽순환고속도로나 나주, 화순, 담양, 장성을 연결하는 광역전철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전남지역에서도 목포, 순천·여수·광양을 중심으로 인접 도시들이 협력해 하나의 광역생활권으로 대도시를 만들고, 이 광역생활권을 연결시켜 광주·전남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만드는 전략이 오히려 실현가능하고 시장논리에도 맞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도시가 자기 행정구역만을 생각하고 욕심을 부린다면 메가시티는 커녕, 동일생활권도 형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접한 도시들로 실질적 권한을 갖는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이를 지키고 실천하는 의무가 있어야 한다. 현행 지방차지법에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별행정기관을 둘 수 있게 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광주전남연구원의 분리가 아쉽기는 하지만 양 연구원이 광주·전남의 통합적 그림을 함께 그렸으면 한다.
중앙정부는 행정구역의 개편이 필요하다면 장기적 국가발전의 관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된다. 이런 논의는 과거에도 해온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역간 양극화나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에 인접 도시의 소속을 서울특별시로 바꾸는 논란은 소모적이고 별 의미도 없는 허공에 불과하다. 행정기관이나 지역주민들은 최근 달궈진 중앙권력의 메가시티 논란에 휩쓸리지 말고, 각 도시들이 자치에 충실하면서 실질적인 지역간 협력을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