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학 초대전 ‘이미지 안의 이미지’…광주신세계갤러리 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 그 너머를 바라보다 최명진 기자

2023년 11월 20일(월) 19:29

정운학作 ‘무제’

벽면을 가득 채운 회화 작품들과 빛을 내뿜는 조명 설치작업 그리고 아크릴 조형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저마다 이미지를 품고 있는 동시에 함께 어우러져 또다른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1일까지 정운학 작가 초대전 ‘이미지 안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회화·조각·오브제·설치 등 매체와 기법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펼쳐온 작가가 독일에서 귀국한 이래 처음으로 마련한 회화 중심 개인전이다.

1998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의 첫 개인전으로부터 25년, 결코 짧지 않은 기간 창작에 전념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 이번 전시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년 만에 전시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 사각 캔버스들은 구체적 대상이 아닌 추상적 형상을 담고 있다.

작품들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작품 앞에 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전시장 안의 수많은 작품은 감상자에 의해 각기 다른 이미지와 이야기로 풀어지고 결합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회화에서 설치 작업까지, 작가는 개별 요소들을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찰나의 순간에 감각을 전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아크릴 작업에 담긴 고목의 형상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감의 원천은 자연이다. 작가가 전하는 감각은 자연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을 통해 만들어진다.

추상화된 회화 속에서도 자연의 기운과 형상이 담겨있으며, 근래 진행해 온 조명 작업 ‘쌓다’나 ‘Wave’ 역시 어딘지 자연의 모습을 닮은 듯한 모습으로 전시장 전체 분위기를 아우른다.

작품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빛은 회화 작품들과 어우러지며 심화·확장돼가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비추고 이는 전시장에 들어선 감상자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