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득안 광주 고려인마을 이주민종합지원센터장 “외국인들의 한국사회 적응 적극 돕겠다” 10년 전부터 임금체불·한국어 수업 등 ‘해결사’ 역할 2019년 센터 개소…올해 3월부터 국제학교도 운영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11월 20일(월) 19:51

전득안 광주 고려인마을 이주민종합지원센터장

전득안(53·사진) 목사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 집단 거주 고려인들을 위해 지난 2019년 6월 ‘이주민종합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전 목사는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을 당시부터 탈북민과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인 등을 돕는데 힘을 보탰다.

이후 10년 전 광산구 월곡동에서 외국인과 이주민(탈북민, 이주여성 등)을 대상으로 교회를 운영하며 소소한 고민 상담을 해줬는데, 고려인 숫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됐고 임금 체불 해결, 한국어 수업 등을 하며 어느새 ‘고려인 마을 해결사’로 활동하고 있었다고 전 목사는 기억을 되짚었다.

전 목사는 20일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찾아온 고려인들의 임금 체불 문제 등 작은 고민을 들어준 것이 시작이었다”며 “이후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늘자 한국어 수업, 출입국 비자 문제 등 한국 생활 전반에 있어 상담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공식적으로 이주민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한 전 목사는 의료 지원 통역 서비스, 국제학교 설립 등 꾸준히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고려인 마을에는 기존 종합지원센터가 존재한다. 그런데 전 목사가 비슷한 성격의 이주민종합센터를 설립하자 전도하려고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오해도 있었다.

그는 “센터 초기에는 전도 활동 때문에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며 “누구에게나 남을 돕는 데 목적과 이유는 있겠지만 ‘도움을 실천한다는 것 자체’에 중심을 두고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올해 3월부터 센터 내 외국인 국제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국제학교는 방과후 학교 개념으로 자원봉사자 2명과 고려인 교사 7명이 오후 1시-7시30분 한국어 강의, 미술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 목사가 학교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고려인 아이들 대다수가 초등학교 졸업 이후 꿈을 포기하거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고려인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목표였다”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인성교육이나 정서적인 부분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학교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종합지원센터, 국제학교 모두 사비로 운영하다 보니 금전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느낀다”며 “일부 교회 성도들과 고려인 마을 주민들이 후원해주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전 목사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피난민들에게 1천명분의 생필품 등을 지원해주고 600여명의 상담을 도왔다. 앞으로도 광주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전 목사는 “외국인들도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예의를 갖추고 그들을 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