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은 범인 또 놓친 광주경찰 기강 해이 도 넘어서

2023년 11월 20일(월) 19:51

올해 6월 광주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잡혀온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 외국인 10명이 집단 탈주했다. 10명 중 7명이 자수했고, 나머지 3명이 거주지 등에서 체포되면서 35시간 만에 사태는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경찰 4명은 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3개월 뒤인 9월에는 북구 중흥동 한 숙박업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아 지구대로 이송 중이던 20대 남성이 도주, 2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당시 경찰은 호송되던 게 아니라 임의동행 상태였던 만큼 ‘이탈’로 봤다. 최근에는 충장로 한 가게에서 USB를 훔치려다 업주에게 적발, 현행범으로 체포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이 동부경찰서로 이송돼 순찰차에서 내린 직후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절도 현장에서 지문을 채취, 신원을 특정하고 3시간 여 만에 주거지에서 다시 검거했다.

광주경찰은 성범죄·절도·음주운전 등 각종 비위와 피의자 관리 부실까지 잇따라 강도 높은 혁신의 요구에 직면해왔다. 그런데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골쇄신한다고 하면서도 말 뿐인듯 하다. 도를 넘어서는 느슨한 근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잡으면 뭐 하나’라는 조롱을 달게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심 한 복판에서 이어지는 탈주 사건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툭 하면 되풀이되면서 경찰 조직의 내부 기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 안전에 대한 기본 직무를 등한시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인권 보호 등의 이유로 어려움이 따른다고 하지만 수갑 사용 등의 지침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실질 효과를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가뜩이나 고물가, 경제 불황으로 시민의 삶이 고단하다. 평범한 일상까지 위협 받아서야 되겠는가. 경찰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