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미래의 ‘월클’이 자라는 곳 / 김용승 |
| 2023년 11월 21일(화)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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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말고도 우리나라에 ‘월클’이 절실히 필요한 분야가 있다. 경제적, 사회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새로운 산업 분야 ‘인공지능(AI)’이라는 개척지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챗봇에서 자율주행차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며 산업과 일상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AI 산업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우리 정부는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제 안보에 기여할 국가 차원의 12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AI를 선정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영국의 데이터 분석 미디어 Tortoise Intelligence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은 62개국 중 종합순위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니 특히 인재 분야는 12위로 특허(3위), 정책(6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과기부 주관 ‘2022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AI 부족 인력은 총 7천841명으로 1천609명(2020년), 3천726명(2021년) 대비 해마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국가전략기술인 인공지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고급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월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손흥민 선수를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대나무가 땅 위에 싹을 틔우기 위해서 5년 동안 뿌리가 숨어있다. 뿌리를 뻗는 데는 5년이 걸리지만 지상으로 올라오면 하루에 70cm씩 자란다”고 말했다. 인재가 완성되려면 기본기를 갖추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뜻이다.
광주시는 인공지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초·중등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촘촘한 인재양성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조기에 인공지능에 특화된 영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뿌리부터 튼튼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광주에 국립 AI 영재고등학교 설립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AI영재고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로 GIST의 뛰어난 AI 교육·연구 역량을 활용한다. 학생 정원은 150명으로 전국 단위로 모집한다. 총 3년 원칙 교육과정이 졸업학점제로 운영되며 학교 특성에 맞게 AI 융합 교과가 편성될 예정이다. 수학, 과학 분야뿐 아니라 기본소양 교육도 강화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울 것이다. 여기에 교육 등 정주여건을 개선해 투자유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 설립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기본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미래형 과학영재학교 신설기획 연구용역비 10억원이 반영됐고, 올해 12월이면 기획보고서가 완료될 예정이다.
GIST 부설로 학교를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광주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은 지난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는 즉시 예비타당성 면제를 신청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해 2024년 실시설계, 2025년 착공을 거쳐 2027년 3월에 학교 문을 열 예정이다.
광주 AI영재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AI 과학영재 양성 시스템을 통한 최적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튼튼한 기본기를 닦게 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 향후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하는 ‘월클’급 인재로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
나무는 10년, 인재는 100년 앞을 내다보고 기른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더뎌 보일지라도 미래를 선도할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광주시는 긴 호흡으로 튼튼하고 촘촘한 인재양성 사다리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래의 월클들이 자라는 AI 월클 도시 광주를 그려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