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小雪…깊어지는 겨울에 연탄공장도 ‘분주’ ●3개월만에 다시 문 연 광주 ‘남선연탄’ 가보니 광주·전남 유일…69년간 운영하다 경영난에 지난 6월 폐업 연탄 찾는 이들 위해 재가동…“지속 위해 지자체 도움 절실” 주성학 기자

2023년 11월 21일(화) 20:31

1954년 생산에 들어간 광주 유일 연탄공장인 남구 송하동의 남선연탄이 올겨울 폐업 예정을 미루고 가동되고 있다. 사진은 직원들이 배달을 위해 연탄을 차량에 싣고 있는 모습./김애리 기자

“경영난에 사측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추운 겨울 연탄이 무엇보다 따뜻한 분들을 위해 다시 공장을 열었습니다.”

지난 20일 오전 7시 광주 남구 송하동 남선연탄은 이른 오전부터 가동이 한창이었다. 1954년 이곳에 둥지를 튼 남선연탄은 지난 6월로 창사 69년을 맞았으나, 난방시설 공급 확대로 인한 연탄 수요 감소 등에서 비롯된 경영난에 그 다음 달인 7월16일 폐업했다.

광주·전남 마지막 연탄 생산공장의 폐업 소식에 지역민들의 시름은 깊어져 갔고, 지자체 역시 시·도민에게 닥칠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대응 방안을 모색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남선연탄 측은 지역사회에 ‘공장 재가동’이란 반가운 소식을 알려왔다.

경영난을 돌파할 뚜렷한 수는 아직이었지만, 남선연탄 측은 추운 겨울을 앞두고 연탄이 필요한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는 마음에 폐업 3달여 만인 지난달 16일부터 공장을 재가동 했다.

현재 공장은 매주 월·수·금요일 5시간씩 가동되면서 일 평균 4만장의 연탄을 생산한다. 이날도 이른 오전부터 공장 한 쪽에서 연탄을 찍어내는 ‘윤전기’가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10초에 4개 꼴로 생산되는 연탄은 소매업자들의 품에 안겨 각자 쓰일 곳으로 향할 차량에 실렸다.

광산구로 배송을 가는 소매업자 양모(60대·여)씨는 “여전히 겨울철에 연탄을 때는 가정집이 많다”며 “광주·전남 통틀어 남은 연탄 공장이 이곳밖에 없다 보니 주문량이 느는 추세다”고 귀띔했다.

강진에서 왔다는 소매업자 강모(70대)씨는 “남선연탄 재가동 소식에 일반 가정집은 물론이고 식당 등 가게들도 기뻐하고 있다”면서도 “언제 다시 중단이 멈출 지 몰라 걱정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흐른다”고 전했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연탄 사용 가구 수는 3천여곳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이 지역 내 남선연탄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연탄을 구매할 경우 장당 100-150원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남선연탄의 장기 운영을 뒷받침 할 대책과 함께 화순탄광 폐광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어려움, 매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석탄가루 민원 해결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선연탄 관계자는 “사측도 힘든 상황이지만, 겨울철을 앞두고 취약계층을 외면할 수 없어 공장을 재가동했다”며 “연탄을 구입하기 위해 아침마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지속 운영을 위한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 이웃들에게 온기를 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함께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