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앞당기나…전남 정주여건 10년 새 대폭 악화 ●호남통계청 ‘전남 농어촌마을 생활모습’ 도보 15분 내 대중교통 無 마을 543곳…71.8% 늘어 종합병원 자가용 30분 이상 거리 마을도 61.1% 차지 양시원 기자

2023년 11월 22일(수) 22:13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최근 10년 새 전남의 교통 여건이 대폭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의료·판매시설 등 정주여건과 관련해 다방면에 걸친 접근성 또한 크게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호남지방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지역 농어촌마을 생활모습(전남도)’ 자료를 발표했다. 본 자료는 통계청에서 작성한 농림어업총조사 지역조사 결과를 전남지역 중심으로 수집·재구성했다. 2020년 자료를 기준으로, 증감은 2010년 자료와 비교했다.

조사결과, 2020년 12월1일 기준 전남도에 이장이 임명돼 있는 행정단위 마을 수는 6천785개로 집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6천650개)에 비해 135개(2.0%) 증가한 수치다. 전국 마을 가운데 전남 소재 마을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였다.

10년 사이 전남 마을의 교통 접근성 악화는 뚜렷했다.

2020년 기준 도보 15분 이내에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수단이 있는 전남 마을 수는 6천242개(92.0%), 없는 마을 수는 543개(8.0%)였다.

인근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이 없는 전남 마을 수는 10년 전(2010년)에 비해 무려 227개(71.8%)나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국 기준 대중교통 없는 마을 수가 19.6% 증가한 데 반해 전남은 이보다 3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수단별로 시외버스 531개(-49.5%), 기차 95개(-51.1%), 여객선 17개(-7.3%) 등 원거리 교통수단이 일제히 줄어들었다. 단,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마을은 50개(0.8%) 증가했다.

교육·의료·판매시설에 대한 접근성도 낮았다.

전남의 대부분 마을은 같은 지역(읍·면 내)에 유치원(95.2%), 초등학교(97.4%), 중학교(78.0%)가 있었으나, 고등학교가 있는 마을은 36.5%에 불과했다. 전국 마을 평균(42.5%)에 비해 6%p 낮은 수치다.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에 고등학교가 있는 마을도 20.1%를 차지할 뿐더러, 마을 가운데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에 입시·보습 학원, 예능학원, 체육도장이 있는 마을의 비중도 각각 26.6%, 26.3%, 24.0%로 나타났다.

전남 마을 중 94.6%는 종합병원이 다른 지역(읍·면 외)에 위치했다. 이중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마을은 61.1%를 차지했다.

보건소(91.2%) 및 보건진료소(85.5%)는 대부분 같은 지역에 있으나,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일반병·의원(35.5%) 및 약국(30.4%)이 같은 지역에 없는 마을도 상당수였다.

대형마트와 영화관 이용을 위해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로 가야하는 마을도 10곳 중 각각 4·6곳 수준이었다.

전남 마을 가운데 대형마트가 다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은 68.6%, 이중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마을은 41.1% 비중을 보였다. 상설영화관이 다른 지역에 위치한 전남 마을은 93.3%, 지역 내에 위치한 마을은 6.7%에 불과했다. 영화 관람을 위해서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마을도 60.1%를 차지했다.

한편, 전남지역 마을은 군 지역에 81.2%, 시 지역에 18.8%가 분포됐다. 전국(55.2%) 대비 군 지역 마을 형성 비중이 크게 높았다.

10년 전에 비해 임업에 종사하는 가구가 있는 마을은 10.2% 증가한 반면, 농업(-2.8%) 및 어업(-6.5%) 종사 가구 마을은 감소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