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다문화학생 ‘언어 장벽’에 학업 포기 잇따라 최근 3년 외국인·중도입국↑…등교해도 수업 이해도↓ 정규 교과과정 전 ‘기초 한국어 교육’ 등 내실 다져야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11월 22일(수) 22:26

최근 3년간 광주지역 ‘다문화 학생’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언어 장벽’에 학업을 포기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2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지역 다문화 학생 수는 ▲2021년 4천183명 ▲2022년 4천372명 ▲2023년 4천884명으로 집계됐다.

다문화 학생은 ‘외국에서 온 학생(중도 입국)’ 또는 ‘국내 다문화 가정(국내 출생)’이나 ‘외국인이나 한국으로 귀화한 가정에서 태어난 2세(외국인가정 자녀)’를 통틀어 말하는데, 최근 3년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이는 다문화·한국 귀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학령기 연령을 맞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내출생·외국인가정 자녀 학생 수는 ▲2021년 3천300명·704명 ▲2022년 3천364명·829명 ▲2023년 3천616명·1천38명으로 나타났다.

중도입국 학생 수도 2021-2022년 각각 179명이었다가 2023년 230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문제는 다문화 학생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학업을 포기하는 이들도 느는 추세라는 점이다.

실제 광주지역 다문화 학생 중 학업을 중단한 이들은 2021년 23명(초등 11명·중등 6명·고등 6명), 2022년 54명(초등 24명·중등 16명·고등 14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은 공식적으로 ‘학교를 그만 둔’ 이들일 뿐, 학교를 나오는 다문화 학생 다수가 ‘언어 장벽’을 넘지 못해 학업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그저 등교만 하는 실정이라는 게 관련 학교 교사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다문화 학생들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수업을 따라올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초등학교 과정부터 학업을 포기하는 게 현실”이라며 “학교 입학 전 공교육을 따라올 수 있을 정도의 한국어는 익힐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현재 시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방과후·방학 중 한국어교육’, ‘한국어학급’ 등의 다문화 학생 교육 정책 사업은 대부분이 입학 후 시행되는 것들이다.

입학 전 학생들에게 기초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예비교실’도 있긴 하지만, 학생 한 명당 80시간만 이수할 수 있어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학생 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과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모두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경기도 교육청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