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신축아파트 ‘중대 하자’에도 준공 승인 구청, 엘리베이터 작동 불량에도 지난 23일 최종 결정 누수·주차장 바닥 균열·층간 소음 등…입주민들 ‘격분’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11월 28일(화) 20:40

광주 동구 선교동 한 신축아파트에 대한 준공 승인이 이뤄졌지만 지하주차장 일부가 ‘방수 공사’로 사용이 불가능한 모습이다

해당 아파트 206동 앞 엘리베이터는 누수로 인해 한 달째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주차장 천장 곳곳은 누수로 인해 물이 스며든 자국이 선명하다. /장은정 인턴기자

광주 동구청이 선교동 한 신축 아파트에 ‘중대하자’가 있음에도 불구,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준공 승인을 해 입주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28일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선교동 한 신축 아파트(906세대)의 준공을 승인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 7일 사용 승인이 난 곳으로 준공 승인 전까지 누수·외벽 균열 등의 하자 민원이 1만5천건 가까이 접수됐다.

동구는 민원의 80% 이상을 해결한 뒤 준공을 승인해줬다는 입장이나, 입주자들은 “천장 물고임·주차장 방수 미흡 등의 하자가 여전한 데 허가를 내준 게 말이 되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제 이날 해당 아파트의 공용·개인 시설의 바닥과 천장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고, 방음 조치 미비로 층간 소음도 극심했으며 일부 주차면은 ‘방수 공사’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특히 206동 엘리베이터의 경우 고장으로 가동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는데, 지난달 28일부터 운행이 중단됐다는 게 다수 입주자들과 아파트 관리자의 전언이다.

문제는 ‘엘리베이터 작동 불량’은 주택법 시행령 53조의2에서 안내하고 있는 ‘중대 하자’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중대 하자가 있을 경우 보수 완료가 될 때까지 준공 승인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나, 이곳 아파트의 경우 동구청이 준공 승인 전인 지난 21일 ‘사용 검사에 따른 현장 확인’을 실시했음에도 엘리베이터 고장을 확인조차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청한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비가 오면 내부에 빗물을 막아 줄 격벽이 없다 보니, 내부에서 스파크가 발생해 안전상의 이유로 작동을 멈춘 지 한 달이 지났다”며 “고장 당일 바로 시공사에 보수 및 복구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나설 때 아파트의 모든 곳을 둘러보는 게 아니라 일부분만 확인해서 엘리베이터 오작동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현실적으로 모든 곳을 확인할 수 없는 건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준공 반려는 불가능하다”며 “엘리베이터 고장을 비롯한 전체 민원들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입주자 임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전점검 때부터 제기한 하자에 대한 보수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데 사실상 시공사가 손을 털고 나가는 준공 승인이 나버린 상황에서 ‘즉각 조치’ 약속을 누가 믿겠냐”며 “자신들이 살 집의 상황이 우리와 같았어도 과연 준공을 승인해 줬겠냐”고 구멍 뚫린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