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애인 이동권’ 소송 6년…현장 검증 ‘관심’

광주지법, 시립장애인복지관·종합버스터미널서 실시
휠체어 탑승자 버스 이용 실태 살펴…추후 재판 속행

주성학 기자
2023년 11월 29일(수) 20:44
광주지법 민사14부는 29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에 장애인 탑승 설비 설치를 요구한 차별 구제 소송을 심리하기 위해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주성학 기자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가 ‘시외 고속버스 내 휠체어 탑승 장비 미설치는 차별’이라며 제기한 민사소송과 관련, 법원이 현장 검증에 나섰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나경 부장판사)는 29일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 탑승 장애인의 시외버스 이용 여건 등을 살피는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검증은 지난 2017년 12월 장차연 소속 회원 등 5명이 국가와 광주시, 금호고속을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소송’의 일환으로, “금호고속이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고속버스 등을 운영하지 않아 이동권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원고 측의 주장을 따져 보기 위해 마련됐다.

검증에 참여한 장차연 회원들은 우선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탑승 시설(리프트)이 설치된 대형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시연했다.

재판부는 휠체어 탑승자들이 대형버스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리프트 탑승에 필요한 공간, 버스 내부 안전장치 등을 살폈다.

이후 재판부는 해당 버스에 올라 소송 당사자와 함께 다음 검증지인 광주종합버스터미널로 향했는데, 이는 실제 운행 과정도 들여다보기 위함으로 여겨진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이후 휠체어 탑승자들은 시외버스 승차장에서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남도시티투어’ 버스를 통해 탑승 모습을 시연하려 했다.

그러나 남도시티투어 버스가 시연 승차장에 등록되지 않은 탓에 진입조차 불가했고, 시외버스 중엔 리프트가 설치된 게 없어 재판부는 버스 간 이격 거리 등 휠체어 탑승자가 버스를 탈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살폈다.

이어진 매표소 검증에서 장차연 측과 금호고속 측은 대립각을 세웠다.

장차연은 “매표소 안내데스크가 높아 이용에 불편하다”고 주장했으나, 금호고속은 “장애인들의 경우 직원들이 직접 발권해준다”며 반박했다.

모든 검증이 끝난 뒤 장차연 측 법률대리인 이소아 변호사는 “휠체어 탑승 설비 개조 비용은 국토교통부에서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2020년 이후 고속버스 업체들은 단 1건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휠체어 좌석을 설치 시 감소하는 좌석 수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주장하지만, 평균 탑승률을 엄밀히 따지면 큰 손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 측은 “이날 진행된 검증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추후 기일을 잡아 재판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전날 장차연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발달장애인의 자립 생활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무각사에서 광주시청까지 약 1㎞를 오체투지 행진했다./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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