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역대 최고치 경신…금시세 주간 4.3%↑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2023년 12월 02일(토) 17:45

2일 국내 금시세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사진제공=한국금거래소

-1일 국제 금값시세 1.57%↑…한 주간 4.3% 상승
-오늘의 국내 금시세(한국거래소 0.54%↑)…한 주간 2% 이상 상승

1일(미국 현지시간)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美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속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전투 재개, 비둘기파적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공개 발언이 금가격을 끌어올렸다.

금요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2.50달러(1.57%) 급등한 온스당 2,089.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기존의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2020년 8월 6일 기록한 2,069.4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 가격은 장중 한때 2,095.7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이전의 장중 최고치인 2,089.20달러(2020년 8월 7일) 기록도 넘어섰다. 이번주 한 주간 국제 금시세는 4.3%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투를 재개하면서 금은 안전 피난처로써의 지위를 누렸다. 금은 경제 및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IDF)이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배했다면서 가자지구에서 공습과 지상전을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조건으로 시작된 양측의 일시 휴전이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7일 만에 깨진 셈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화력을 퍼부으면서 이날 하루에만 수백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제롬 파월 美 연준 의장의 발언도 금값에 상방압력을 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州) 스펠만 대학에서 열린 헬렌 게일 총장과의 대담에서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충분히 제약적인 기조를 달성했다고 자신 있게 결론짓기에는 너무 이르며, 혹은 정책이 언제 완화될지에 대해 전망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정책을 더욱 긴축적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해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기존의 발언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흐름이었다.

파월 의장은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를 늦추기 위해 균형을 맞추는 발언을 내놨으나 시장은 오히려 이를 완화적으로 해석했다. 이미 연준 내 대표적 매파 위원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 이후 높아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만한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은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금의 우호적인 요인이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달러화와 국채금리도 하락하며 금시세를 지지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10bp 넘게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500보다 0.27% 내린 103.223을 기록했다.

달러화와 국채금리 하락도 금의 긍정적인 요인이다. 통상 달러로 거래되는 금 체감가격을 낮춰 해외바이어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무이자 금을 보유하는 데 대한 기회비용을 낮추기 때문이다.

FXTM의 시장 분석 매니저인 루크만 오투누가(Lukman Otunuga)는 "미국 달러 약세와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금 가격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2,000달러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괴물에 대한 승리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신호를 보낸 후에도 금값은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에 의해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 가격은 0.76% 상승한 25.8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리는 2.1% 오른 3.93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금값도 한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한국금거래소 따르면 소비자가 순금 1돈(24k, 3.75g) 살때 가격은 전장보다 0.54%(2000원) 오른 368,000원(VAT포함)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주간 한국금거래소 기준 국내 금값은 2.5% 뛰며, 3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순금 1돈 팔때 가격은 전장 대비 0.32% 오른 316,000원을 나타냈다. 18k, 14k 팔때 가격도 각각 232,300원, 180,2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3% 상승했다(18k와 14k 살때는 제품시세를 적용한다).

이 밖에 은 살때 시세는 전 거래일 보다 0.21% 내린 4,660원, 팔때는 0.27% 내린 3,710원을 나타냈다. 백금 살때 가격은 165,000원, 팔때 가격은 138,000원으로 전거래일과 같은 수준이다.

전날 한국거래소(KRX) 금 가격도 g당 8만5천원에 마감하며, 한 주간 2% 이상 올랐다. KRX 시장 금 가격이 8만5천원 선에 마감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한 달만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8원 오른 1,305.8원에 장을 마쳤다.

자세한 일일 금값시세 조회는 한국금거래소와 한국거래소(KRX)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뉴미디어부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