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학점제, 철저히 준비해야 / 이동근 |
| 2023년 12월 05일(화)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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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대학처럼 기본 이수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에 대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수업을 듣게 된다.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고1 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를 듣고, 고2와 고3 학생은 일반선택과목과 진로 선택과목으로 나눠 듣는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고1 학생은 기존과 같지만, 고2와 고3 학생은 기존의 일반선택과목과 진로 선택과목 외에 융합 선택과목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학생이 속한 고등학교에서 융합 선택과목을 들을 수 없다면 다른 학교나 온라인 그리고 다른 교육기관을 통해서 수강할 수 있다.
성적평가 방법은 공통과목의 경우 기존과 같은 9등급 상대평가이고, 선택과목은 절대평가로서 A, B, C, D, E, I로 구분된다. 여기서 I는 해당 교과목의 성취율이 40% 미만에 해당하는 미이수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학생이 성취한 등급과 상관없이 과목 이수를 인정했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이 목표한 성취 수준에 도달한 경우에만 과목 이수를 인정해 준다. 그리고 그동안 고등학교에서는 출석 일수로 졸업 여부를 결정했으나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취득한 총 이수 학점이 졸업 이수 학점 기준에 부합해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3년간 이수해야 할 최소 이수 학점은 192학점으로 이를 취득하지 못하면 졸업이 인정되지 않는다.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개인마다 학습의 속도가 다르고 학습의 목표도 다른 학생들을 수직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게 함으로써 진로 개척 역량과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길러줄 수 있고, 학생선택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다양한 능력과 적성을 가진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은 주어진 교육과정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존재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자기 주도적인 존재로 변화하게 되고, 교사는 단순히 교과목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성장을 위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배움의 질을 보장하는 교육 전문가로 변화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폐쇄적인 학습 환경에서 벗어나 다른 학교나 지역사회 등으로 확대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존중함으로써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진정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학생의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있다. 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본인이 듣고 싶은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르는 결과도 스스로 책임짐으로써 선택에 따른 결과를 수용하게 된다. 또 다른 장점은 전공과 진로 탐색이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대학에서 배우게 될 내용을 미리 배움으로써 대학에서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는지 학생 스스로 예측해 볼 수 있고, 자기 관심사가 아닌 전공이더라도 넓은 기회의 폭을 주므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이 목표한 성취 수준에 충분히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과목 이수를 인정해 줌으로써 배움의 질이 보장될 수 있고 3년간 이수해야 할 최소 이수 학점을 취득해야 졸업이 인정되므로 졸업이 본질적으로 학력 인정이 되는 것이다.
199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수행평가 제도와 마찬가지로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고교학점제 역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관련 부처는 학생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존중함으로써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진정한 학생 맞춤형 교육의 실현이라고 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고,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 특히 대학입시 관련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은 기간 학교 현장과 긴밀히 공조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