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 피해금 일부 ‘사건 브로커’ 접대비로 검찰, 탁씨 재판서 공소사실에 적시…사기범 측 “기만 행위 모두 정상 거래” 안재영 기자

2023년 12월 10일(일) 19:35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4)씨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돈의 일부를 ‘사건 브로커’ 접대비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법 형사 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탁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탁씨는 지난 2021-2022년 고수익은 물론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피해자 13명으로부터 비상장 주식 투자금, 미술 NFT 연계 가상화폐 투자금 등 명목으로 28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검찰은 탁씨에 대한 공소 사실을 코인거래 관련 회사 인수 사기로 4억2천만원, 대리 투자 명목으로 코인(이더리움·이더리움클래식) 수백개, 아티코인(미술품 NFT) 투자자들로부터 22억3천만원을 가로채는 등 세 가지의 ‘기만 행위’로 나눠 밝혔다.

이 중 아티코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이 ‘사건 브로커’ 성모(62)씨 접대비로 들어갔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탁씨는 지난 5일 열린 성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십수억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성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탁씨와 별도로 재판받고 있으며, 검찰은 사건 브로커의 범행에 검·경 인사들과 지자체 등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후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탁씨 측은 “기만 행위 모두 ‘정상 거래’”라고 주장했다. 또 코인 회사 인수와 대리 투자 명목으로 받은 것들을 모두 변제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탁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2024년 1월8일 재개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