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년전 영산강 유역 고분문화 ‘한 자리에’ ●국립나주박물관 상설전시실 재개관 전남 서남부 지역서 출토된 고대 문화유산 4천여 점 선봬 고분·역사문화실…서성문 안 석등, 신촌리 금동관 등 전시 최명진 기자

2023년 12월 14일(목) 19:39

개관 10주년을 맞은 국립나주박물관이 상설전시실을 새롭게 꾸미고 15일 다시 문을 연다. 이번 재개관은 2013년 건립 이래 축적된 조사·연구 성과를 새로운 전시기법으로 담아낸 결과물이다. 영산강 유역에서 꽃 피운 1천500년 전 고분 문화 전시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상설전시실은 크게 고분문화실과 역사문화실로 구성됐다. 영산강 유역을 비롯한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 출토된 4천여 점(국보 1점, 보물 3점)의 문화유산을 전시한다.

먼저, 고분문화실에서는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독특한 고대 고분문화를 소개한다.

특히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무덤 양식인 독널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며, 미디어아트 영상이 어우러져 새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영원한 안식’을 주제로 하는 이 영상은 길이 30m의 대형 벽면에서 상영된다. 독널에 묻힌 사람의 평온한 안식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국보인 나주 신촌리 금동관은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여기에는 금동관을 품었던 신촌리 9호분 독널 을관(乙棺)과 다른 껴묻거리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당시 매장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영산강 유역 고대 고분에서 나온 껴묻거리들을 토기, 철기, 구슬, 갑옷 등 주제별로 전시해 당시 다양한 문화상을 소개한다.

그동안 축적한 영산강 유역의 생활문화, 독널문화, 장신구문화, 고대의 신앙, 고대 갑주 복원 연구 등 다양한 조사·연구 및 특별전시 성과를 반영해 내용을 더욱 알차게 구성했다.

역사문화실은 전남도 서남부지역 역사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전시했다.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 속 다양한 문화와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선사시대의 다양한 도구들을 비롯해 역사시대의 살림살이, 해양교류, 신앙 등을 주제로 전시장을 꾸몄다.

보물인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은 역사문화실 안에 독립된 공간에서 선보임으로써 역사의 흐름 속 고려 석등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박물관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전시환경 조성을 위해 전시장 전체에 면진시설을 설치했다.

고정형 벽부 진열장은 내부 받침대 아래에 설치하고, 이동형 진열장은 면진대를 먼저 놓고 그 위에 설치했다. 또한, 보물인 나주 서성문 안 석등과 독널 등 무겁고 부피가 큰 노출 전시품의 받침대에도 면진 시설을 설치해 지진으로부터 모든 전시품들이 안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번 재개관에서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조성했다.

중앙홀은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안내 데스크를 접근이 쉬운 공간으로 설계했다.

장애인 이용 편의를 위한 시설도 마련했다. 전시실 내부 바닥은 이동의 제한이 없도록 평평하게 했으며, 전시관 출입문도 장애인의 접근성 보장을 위해 자동문으로 교체했다.

전시실 안에는 아카이브 공간을 신설해 편안한 휴식과 함께 박물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는 영산강 유역의 다양한 고분 관련 정보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때 조사된 반남고분군의 유리건판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올해 처음 진행한 독널 3D 스캔 사업의 결과물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독널 조각이나 주요 전시품의 복제물을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한편 국립나주박물관은 새로운 상설전시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누리집 등에 소개하고 정기적인 전시 설명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새롭게 준비해 다양한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