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없는 무안 방문, 시도지사 공항 회동도 먹구름

2023년 12월 14일(목) 19:55

‘도민과의 대화’를 위해 무안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지사를 광주 군공항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가 가로막았다. 군·민간공항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으로 주목된 행사는 파행으로 얼룩졌다.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입구에서 주민들은 김 지사가 도착하자 “돌아가라.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쳤으며 험악한 욕설과 막말도 쏟아냈다. 1시간 넘은 실랑이에도 접점을 못찾아 폴리스 라인을 통해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육탄전의 상황이 연출됐다. 예정보다 1시간30분 지연된 행사에서 김 지사는 “군공항이 오면 일부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지역에 10배 이상 플러스 되는 부분이 있다면 감내할 필요도 있다”며 “광주시를 위한 일이 아니다.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가져오면서 국제공항을 활성화시키자는 의미다”고 지속 소통을 강조했다.

도민과의 대화가 일부 군민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 ‘반쪽’으로 마무리됐다. 김산 군수는 범대위 측이 군청 1층 로비를 점거하며 저지해 아예 참석하지 못했다. 김 지사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 시점을 2025년 말로 못박았다. 이를 위해 2024년 말까지는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강기정 광주시장과 회동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일보한 진전이 나올지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읽힌다. 광주시는 이미 함평을 염두에 두고 군·민간공항 분리 이전도 언급한 상태다.

무안에서는 지역 발전을 앞당길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찬성 여론도 묻히고 있다. 김 군수가 책임있게 공론의 장에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 피해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는 전남도의 설명을 불신한다 치면 명확하게 반박 근거부터 내놔야 할 것이다. 이전 지역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담은 특별법으로 추진되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사다.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광주·전남의 대표 상생 과제가 되레 분열을 조장하는 골치로 전락하고 있다.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초광역 협력, 빈 말이 되고 있다. 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갈등만 부각되는 모습이다. 참 유감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