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공사 ‘건물 피해 보상’ 미미…주민들 ‘끙끙’ 착공 이후부터 균열·기울임 등 민원 29건…보상 2건 그쳐 공사현장 인근 “산정 기준 납득 어렵다. 변경 필요해” 주장 주성학 기자

2023년 12월 14일(목) 20:40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건물 균열·기울임 등의 민원이 29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모습.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이후 건물 균열·기울임 등 피해 보상 민원이 29건 접수됐으나, 그 중 2건만 피해 보상을 받아 산정 기준 변경 및 실질적인 보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2019년 10월21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이후 지난 10월까지 ‘건물 균열·기울임 등 피해 보상 민원’이 29건 접수됐다.

해당 민원들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건물에 균열·기울임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니 보상을 해달라는 요지로, 주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접수됐다.

관련 민원 및 신고는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로, 지난 6일에도 광주 북구 중흥동 한 5층 건물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흔들림이 느껴진다’거나 ‘건물이 기울어질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에 광주도시철도공사 등 관계 기관이 현장 확인에 나서 육안 점검을 실시했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사 시공사는 추가 점검 차원에서 건물의 기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 수치를 확인한 결과 ‘안정권’으로 나왔다.

이처럼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공사로 인한 ‘건물 피해 민원’이 접수되면 상태 확인 및 보상을 위해 계측기 등을 통해 일정 기간 피해 정도를 측정한다.

피해 정도는 국토교통부 규정의 ‘지하 안전평가서 표준 매뉴얼’에 따라 산정하는데, 균열의 경우 계측기 측정값이 0.2㎜ 이하면 안전, 0.2-0.38㎜는 주의, 0.5㎜ 이상은 위험으로 분류된다.

기울임은 계측기 설치 이후 7일간 얼마나 변했는지를 확인하는데, 측정값 2㎜는 ‘안전’, 4㎜는 ‘주의’, 10㎜는 ‘위험’으로 구분된다.

측정 결과 주의와 위험이 나오면 도시철도공사는 건물의 가격 등을 고려해 피해를 보상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피해 보상 민원인들은 “산정 기준을 납득하기 어려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이후 나타난 ‘내·외벽 갈라짐’, ‘땅꺼짐’ 등으로 재산 피해를 입었으나 대부분 ‘기준 미달’로 결론 나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민원인들의 주장을 방증하듯 피해 보상 민원 29건 가운데 실제 보상이 이뤄진 건은 6.8% 수준인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29건은 ‘피해를 보상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만 별도로 분리한 것으로 단순 피해 민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2호선 1·2단계 개통일이 각각 2026년 하반기와 2029년으로 예정된 만큼 남은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피해 민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민들의 재산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책이 요구된다.

한 공사현장 주민은 “피해 정도가 미비하면 참고 넘어가겠지만, 건물 벽이 갈라지고 땅이 꺼지는데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는 것은 ‘견디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억울함과 불안함에 끙끙 앓는 주민들이 많은 만큼 피해 정도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