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영조호’ 납북어부 유죄 검토 ‘이례적’ ‘가혹행위 無’ 증거 제출 예정…‘효력 없다’ 반박 안재영 기자

2023년 12월 14일(목) 20:40

최근 동림호·탁성호 등 납북어부들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된 반면 검찰이 ‘영조호’ 선원에 대해 이례적으로 유죄 구형 의사를 내비쳐 선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광주고법 형사1부(박혜선 고법판사)는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돼 과거 징역형이 확정된 A(77)씨에 대한 첫 재심을 열었다.

A씨는 1968년 5월 어선 ‘영조호’에 탑승해 조업하다 납북돼 5개월 만에 인천항으로 귀환했다.

이후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2심에서 유죄를 판결받았으나, 대법원 상고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군 수사기관이 A씨를 간첩 협의로 기소해 1·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사건은 광주고법으로 파기환송 됐다.

당시 광주고법은 ‘A씨가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이 열리게 됐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6·25 때 실종된 가족을 걱정하는 지인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아들이 납북 당시 봤는데, 그 사람 북한에서 잘살고 있다더라”고 한 ‘선의의 거짓말’이 간첩 혐의의 빌미가 됐다.

재심 재판에서 검사는 “A씨는 이미 과거 검찰 수사 단계부터 보안대 고문·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백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는 등 (사법적) 판단을 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항소장 등에 관련 내용이 자세히 기술돼 있어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의 변호인은 “당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은 수사기관의 불법체포와 강요, 고문 등으로 만들어낸 위법 수집 증거로 효력이 없다”며 “공소 사실상 행위가 일부 있었더라도 이는 북한에 강제로 끌려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년 2월29일 열린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