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건물 피해 광주 지하철 공사에도 보상은 찔끔

2023년 12월 17일(일) 19:46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이후 3년 동안 건물 균열·기울임 등 피해를 호소한 민원이 2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중 2건만 보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북구 중흥동 한 5층 건물에서 ‘흔들림이 느껴진다’, ‘기울어질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에 도시철도공사 등 관계 기관이 점검을 실시했으나 별 이상은 없다고 판단했다. 내·외벽 갈라짐, 땅꺼짐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 대부분이 ‘기준 미달’로 결론났다.

주민들은 육안으로 보더라도 벽이 갈라지고 땅이 꺼졌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정도가 미미하다고 생각해 그냥 참고 넘어가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이에 실제적으로 접수하지 않은 민원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납득하기 어려운 산정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심을 연결하는 순환형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는 서구와 남구, 동구를 중심으로 한창 진행 중으로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또 착공에 들어간 2단계는 북구와 광산구를 중심으로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 간 공사가 지속될 것이고 민원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비단 건물 충격 뿐이겠는가. 출·퇴근길 주요 지점에서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고, 잊을만 하면 안전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고객의 접근이 차단돼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보고 있는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이만저만 아니다.

광주시와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안전한 시공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시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재산 상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을 조속히 점검하며 현실적 보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대규모 역사라 해도 그 누구의 희생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련 매뉴얼 상 기준이 있겠지만 유연한 자세로 합리적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불안하거나 조금이라도 억울한 경우가 없도록 소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