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서울의 봄’ 계기 5·18 헌법 수록 등 속도내야

2023년 12월 19일(화) 19:26

12·12 군사반란을 담은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1천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배급사에 따르면 개봉 4일 만에 100만을 넘겼고 6일째 200만, 14일째 500만명을 기록했으며, 27일째 900만명을 돌파했다. ‘천만 영화’인 ‘아바타: 물의 길’(30일), ‘광해: 왕이 된 남자’(31일) 등보다 빠르다.

김성수 감독과 출연진들이 다른 지역보다 영화가 갖는 의미가 남다른 광주를 찾았다. 전두광(전두환씨 모델) 역할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작품에 임했다”고 무대인사를 하다가 울컥해 급하게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를 지켜본 이성민은 잠시 당황하다 “그 마음이 어떤지 저희는 알 것 같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라며 공감을 표했다. 이날 관객들은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길 43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었다. 영화를 관람한 후에는 가슴 속 끓어오르는 분노와 울분을 드러냈다.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발생한 군사반란으로 대한민국, 광주의 운명이 바뀌었다. 군 내부 사조직 하나회를 동원, 최전방 부대까지 빼내 권력을 찬탈한 보안사령관 전두환은 1980년 5월17일 ‘시국 수습’ 명목으로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저항에 나선 광주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북한군 사주를 받은 폭도라는 굴레를 씌웠으며, 현재까지도 암매장 등에 따른 정확한 사망 통계는 물론 발포 책임 등 진상 규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는 잘못된 국가 폭력에 의연히 맞섰다.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값진 희생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서울의 봄’이 유족과 부상자, 5월 단체들에게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총칼로 잔혹하게 학살, 진압했던 만행이 국민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악역을 맡았던 황정민은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더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 흥행을 계기로 빠른 시일 내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속도가 붙어 ‘광주의 봄’ 또한 완결되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