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통 지도’ 대격변…복합쇼핑몰 시대 ‘성큼’ 현대백화점 그룹 ‘더현대 광주’ 조만간 부지 매입 돌입 신세계프라퍼티, 22일 어등산 개발사업 협약 체결 예정 터미널 부지 활용 광주신세계 내년 초 사업계획서 제출 양시원 기자

2023년 12월 20일(수) 20:34

더현대 광주 조감도. /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투시도.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 /광주신세계 제공

유통 불모지로 여겨지던 광주가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건립 경쟁을 통해 ‘대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광주시가 전방·일신방직 공장터 ‘더현대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광주신세계 확장안 ‘아트 앤 컬처파크’ 등 3개 대형 유통시설의 주요 행정절차를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복합쇼핑몰 시대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가장 먼저 광주복합쇼핑몰 추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광주’는 최근 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첫 관문을 넘어섰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설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을 위해 사업자인 휴먼스홀딩스PFV가 제출한 도시계획 변경안이 지난 15일 광주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문턱을 조건부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6일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업 추진을 발표한 이후 1년5개월여 만에 개발을 위한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같은 해 11월21일 광주시에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담은 사업 제안서를 광주시에 제출했다.

더현대 광주는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약 31만㎡)에 대지 면적 약 3만3천60㎡(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 규모로 건립될 전망이다. 더현대 서울(연면적 19만5천㎡·약 5만9천평) 규모의 1.5배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출점을 위해 조만간 휴먼스홀딩스 측이 소유한 1만평 규모의 부지 매입 계약에 나설 계획이다. 건축 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 개발을 위한 후속 행정절차를 거쳐 2025년 상반기 착공,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등산 관광단지 유원지 부지에 설립을 추진 중인 ㈜신세계프라퍼티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도 순항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10월26일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제3자 공모에 단독 응모한 신세계프라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오는 22일 사업 협약을 체결할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업 협약을 체결하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개발 사업자로 전환된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제출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콘셉트는 ▲숲&힐링 ▲빛&여가 ▲별&체험 ▲삶&머무름 등 4개 테마를 중심으로 한 ‘숲·빛·별·삶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 관광단지 조성’이다. 광주시는 사업자 선정 등 사전 절차가 마무리되면 남은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2025년 말 착공, 2030년 준공을 예상하고 있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가 당초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하남·고양·코엑스몰·안성·수원·청라·창원에 이어 8번째, 체류형 휴양시설과 쇼핑몰을 결합해 ‘그랜드’라는 수식어를 붙인 스타필드로는 전국 1호점이 될 전망이다.

백화점 확장을 추진 중인 광주신세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들여왔던 이마트 부지 활용 계획을 전면 폐기하는 대신, 인접 지역인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활용하는 ‘랜드마크 백화점 확장’의 청사진을 내놓아서다.

㈜신세계는 지난달 27일 광주시, 금호그룹과 함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를 통한 광주시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직선거리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설립 추진 중인 더현대 광주와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속 도통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시(市) 소유 도로 편입’, ‘금호월드 포함 주변 민원 적극 해소’ 등의 문제를 놓고 개발 과정이 지연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신세계는 1995년부터 금호터미널로부터 현 백화점 건물 부지(4천500평)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임대보증금은 5천270억원으로 2033년까지 임대 기간은 10여년 남은 상태다.

개발 형태를 놓고서는 3만500평 규모의 터미널 부지 전체를 ‘통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2일 “신세계에서 터미널 땅을 모두 개발하는 것을 전제로 협약이 이뤄졌다”고 언급하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신세계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못박았다. ▲개발 부지 임대 ▲지분 참여 등의 방안도 있는 만큼 통매입 또한 다각도로 검토 중인 하나의 대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터미널 부지 통매입 안의 경우 개발비를 제외한 부지 매입에만 1조원을 크게 넘어서는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재정 부담은 덜되 안정적인 영업권 확보가 보장되는 지분 참여 안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내년 초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 편익성, 투자자 수익성, 행정 신속성의 3대 원칙 아래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