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핵심세력 빠져…조사위 미흡” 5·18기념재단, ‘국가 차원 5·18 진상 규명 …’ 토론회 개최 윤상원 열사 사인 ‘총상’ 첫 확인…“책임자 처벌 아직” 지적 주성학 기자

2023년 12월 20일(수) 20:35

국가 차원의 5·18 진상 규명과 이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20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열렸다. /김애리 기자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활동 종료를 앞두고 조사 현황 보고와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으나, 조사위원회의 활동 미흡을 재차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5·18기념재단은 20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국가 차원의 5·18 진상규명과 이후 방향 모색’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1부는 안종철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5·18진상규명 조사 현황과 이후 방향’ 발표와 토론회 참석자와 조사과장 간 질의응답 순으로, 2부는 지정 발제 발표, 지정 토론, 종합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위는 21개 직권조사 분야 중 전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쳤거나 심의 단계에 머무르는 12개 분야를 선별해 현황을 간략하게 공개했다.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정황 등에 대한 발표는 조사위 전원위원회 의결을 받아야 하므로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위는 ‘국가 권력 등에 의한 피해자 탄압사건’ 분야를 발표하면서 계엄군에 의해 사망한 이들의 주요 사인과 경위를 정정했다. 검시 기록상 화상·자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된 윤상원 열사의 사인은 총상으로 변경했고, 5·18 최초 사망자인 김경철 열사의 사망 시간은 1980년 5월19일 오전 3시에서 같은 날 오후 3시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다만 토론회 참석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핵심 일원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단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민은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이 수두룩 하지만 당시 책임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조사위의 미흡한 활동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2부에서 발제자로 나선 민병로 전남대 5·18 연구소장은 “현재 조사위 사무처 직원은 74명으로, 실제 조사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은 53명밖에 안 된다”며 “진상 규명이라는 업무에 비해 인원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업무에 투입될 직원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조사기법·자료 활용법·보고서 작성 등 훈련에도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 대부분은 내년 6월26일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종합보고서 작성이 끝나기 전 조사 진척도에 대한 미흡 여부·원인 및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대해 공감했다. 또 ‘조사 보고서 광주 이관 준비’, ‘종합보고서 작성 전 시민 공개기간 마련’, ‘제2 조사위원회 구성 필요’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지난 2019년 출범했으며 오는 26일 공식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