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마케팅 경쟁…유권자가 제대로 판단해야

2023년 12월 26일(화) 19:37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은 광주·전남에서 일부 출마예정자들이 ‘이재명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내년 22대 총선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이 대표 관련 경력을 앞세운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 스스로 정책 경쟁을 외면하고 불공정 선거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는 실정이다.

사실 민주당은 지난달 당내 경선 시 경력을 표기할 때 이재명 대표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등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예비후보 등록 시 가이드 라인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는 제출한 서류에 등재된 경력을 여론조사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해서 현행 선거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사례가 흔하다. 실제로 명성에 기대 지지율을 10%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결국 조사기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며,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선관위에 등록한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는 지난 25일 기준 광주 23명, 전남 26명 등 총 49명이다. 이 가운데 이재명 관련 직함을 대표 경력으로 명시한 후보는 16명에 달하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19명이다. 전체의 40% 가까이 늘어난다.

‘혁신’을 부르짖는 민주당이라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다. 출마 예정자들이 너도나도 이재명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데도 눈 감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민주당은 특정 정치인과 인연을 내세우는 선거전에 현혹되지 않도록 명확한 지침을 고민해야 한다. 지역 내 민심의 흐름을 왜곡하고 유능한 신인의 발목을 잡는 폐단으로 꼽히고 있다. 오죽하면 ‘팔이’라는 거친 표현으로 비판하겠나. 적절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여론조사 결과가 정당 공천을 위한 잣대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일 능력, 도덕성을 겸비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진짜 후보’를 가려내는 역사적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