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년 총선 ‘원팀’ 물 건너가나 계파 갈등·공천 잡음까지 연일 터져 나와 ‘부적격’ 최성, ‘이낙연 신당’ 합류 공식화 28일 예정된 이재명-정세균 회동 ‘분수령’ 김진수 기자

2023년 12월 26일(화) 20:17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고질적 계파 갈등에 이어 연일 터져 나오는 공천 잡음으로 내년 총선에서의 ‘원팀’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른바 ‘친명(친이재명)계 호남 출마자 추천 명단’이 돌면서 호남을 지역구로 둔 비명계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내부 긴장감도 커지는 형국이다.

앞서 광주 광산갑을 지역구로 둔 이용빈 의원은 전날 오전 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호남 지역 친명 출마자 12인 명단을 올리며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 당 지도부의 권고였다고 확신한다”고 반발했다.

대화방에 올라온 12명의 명단 속에는 이 의원의 경쟁자인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도 “호남에서 이런 식으로 친명 출마자 명단이 도는 것은 결코 당의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 총선기획단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이낙연 신당’행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민주당 후보자 검증위원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뒤 이의 신청마저 기각된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을 만들 경우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처럼 총선 정국에서 당이 ‘원팀’으로 가기는커녕 오히려 내홍의 수렁에 빠지는 양상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어 불협화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는 친명계가 절대 받을 수 없는 카드라는 게 당 안팎의 전반적인 관측이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을 목전에 둔 민주당의 분열 양상과 관련,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 전 총리와 김부겸 전 총리가 내홍 수습을 위한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두 사람은 이달 초에 이어 지난 24일 다시 만나 당이 위기에 빠졌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달 초만 해도 두 사람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예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거리를 두는 듯했지만, ‘분열은 필패’라는 위기감에 직접 얽힌 실타래를 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이들 세 사람이 공동으로 공천관리위원장이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이런 구상은 아직 설익은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당의 혁신과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해온 이 전 대표가 갑작스레 당의 총선 기구 책임자로 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로 예정된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간 단독 회동이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김 전 총리를 만난 이 대표가 정 전 총리까지 만나면 당의 분열상을 관망해온 입장 대신, 혁신과 통합 요구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