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역대 최고’ 한데 모인 지역민이 해냈다 ●2023년 광주·전남 10대 뉴스-明 안재영 기자

2023년 12월 27일(수) 19:57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 3월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열사 묘소를 참배하며 옷으로 묘비를 닦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DB>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저물어간다. 올해 광주·전남은 지역민을 울고 웃게 만드는 사건·사고 등으로 다사다난했다. 이에 본보는 2023년 광주·전남 10대 뉴스를 선정, 명과 암으로 나눠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①제한급수 위기 ‘절수’ 실천 극복
광주·전남지역에 지난해 초부터 역대급 가뭄이 지속돼 광주도 30여년 만의 제한급수가 현실로 다가왔으나, 시민들이 물 절약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등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올해 3월 광주시민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과 광주·전남 최대 광역상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은 14년 만에 모두 10%대로 떨어지면서 제한급수 확대가 목전으로 다가왔었다. 다행히 4월 중 광주·전남에 100㎜ 안팎의 비가 내린 데 이어 5월 초 340㎜에 달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완도군의 제한급수 해제와 함께 지역민은 가뭄 위기에서 벗어났다.

많은 비 덕에 제한급수 위기를 벗어난 것은 사실이나, 지역민의 ‘절수 실천’과 광주시의 전방위적인 물 수요 관리 정책도 이에 못지않게 주효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다만, 역대급 가뭄 뒤 이어진 물폭탄으로 인한 피해 역시 컸던 한 해라 기후위기 속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항구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②누리호 실전발사 성공…우주강국 ‘성큼’
지난 5월25일 누리호 3차 발사(실전 발사)가 성공하면서 대한민국은 우주강국을 향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당시 누리호엔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가 실렸는데, 해당 발사의 성패는 소형위성의 우주 궤도 안착 여부에 달렸었다.

누리호는 이를 위한 첫 관문인 1천138초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우주 궤도에 안착, 정상적으로 가동 중임을 타진할 수 있는 ‘비컨 신호’ 역시 남극 세종기지에 잡히면서 누리호 3차 발사는 성공으로 기록됐다.

이번 3차 발사는 ‘우주 산업화’ 시대를 열 실용 위성이 처음으로 실린 ‘실전 발사’인 데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 연이은 성공으로 자력 우주개발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③전씨 일가 첫 사죄…지역민 응어리 ‘조금은’
사과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난 조부 전두환을 대신해 전우원씨가 일가 최초로 광주에 사죄하면서 5·18민주화운동 이후 43년간 지역민의 마음속에서 단단해져만 가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렸다. 전우원씨 사죄에 대한 지역민 반응은 또다른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노태우의 장남 노재헌씨의 행보와는 사뭇 달랐다.

노재헌씨도 반성 없이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수차례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에게 사죄했으나, 왜곡 표현이 실린 ‘노태우 회고록’의 개정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부친의 행위에 대한 구체적 사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전우원씨는 조부를 ‘학살자’라 명명하며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분명히 밝히고, 전씨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 실제 국민 10명 중 6명이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④광주 유통가 변화 물꼬…‘복합쇼핑몰 시대’
광주시민의 숙원이었던 복합쇼핑몰 추진도 올해 본궤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더현대 광주’를, ㈜신세계프라퍼티는 어등산 관광단지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설립하기 위해 각각 부지 매입과 행정 절차를 밟는 중이다.

정확한 개점 시점은 아직이나 더현대 광주는 2027년 말 완공을,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는 2030년 1차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활용, 현 백화점을 ‘아트 앤 컬처파크’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만500평 규모의 터미널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청사진은 내년 초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⑤‘전남 저력’ 보여준 정원박람회·전국체전
올해 전남도는 순천만정원박람회와 양대 전국체전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관광·문화·체육 도시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역대 최장 국제행사로 기록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엔 관람객 980여만명이 다녀가면서 약 333억원의 수익이 나는 등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15년 만에 다시 전남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엔 3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고, 대회 기간 외부에서 262만명이 전남을 찾아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제43회 전국장애인체전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도민응원단과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장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성공적인 대회’를 도왔고 그 덕에 전남도가 개최한 양 체전은 ‘역대 최고’라는 찬사를 받으며 흠 잡을 데 없이 마무리 됐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