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변별력·기초학력 문제 보완 고민해야

2023년 12월 28일(목) 19:37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의 골자는 ‘통합·융합형 수능 체제’다. 국어·수학·사회·과학탐구·직업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동일한 기준과 내용으로 평가한다. 고교 내신은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제로 변경했다.

교육부는 수능 점수 유·불리 해소, 공정한 내신으로 공교육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변별력 약화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체적으로 수능 난이도를 끌어올리거나 국어·영어 난도가 높아지는 ‘풍선효과’가 그것이다. 올해도 ‘킬러문항’을 배제함으로써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제가 늘어 역대급 불수능이 됐다.

이공계에선 이과 학생들이 배우는 미적분Ⅱ와 기하 등 ‘심화수학’이 출제범위에서 빠져 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입시 개편에 따라 미적분Ⅱ에 포함된 수열의 극한, 미분법, 적분법과 기하에 포함된 이차곡선, 평면벡터, 공간도형과 공간좌표 등을 제외하고 기존에 ‘문과수학’이라고 불리던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만 공부하면 되는 셈이다. 기초학력 저하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대학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미적분 학습을 전제로 물리학 등의 수업이 가능한 까닭이다. 수험생들이 입학 직전이나 대학에 들어가서 관련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고 4학년’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의대나 이공계열 전형에서 심화수학 평가가 추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 최상위권 변별이 어렵게 됨으로써 심화수학 과목 반영, 면접·논술고사 등 별도 평가를 시행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교육부는 실질적인 문·이과 통합을 구현해 사회·과학 분야의 기초소양을 바탕으로 융합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입제도 개편의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일정 부분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심화수학’ 배제로 인한 변별력, 기초학력 논란 등 제기되는 우려를 불식시킬 대안을 아울러 고민해주길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