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총선 전망]與 “국정 안정” vs 野 “정권 심판” 앞세워 ‘배수진’ 3년차 맞은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 뚜렷 김진수 기자 |
| 2024년 01월 01일(월) 2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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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서 여야는 일찌감치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을 기치로 내걸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무엇보다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 뚜렷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의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여당의 ‘얼굴’은 ‘윤석열’ 대신 젊은 ‘한동훈’이 맡게 됐다.
따라서 민주당이 현재의 이재명 대표 체제를 고수한다면 올해 총선은 ‘한동훈-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구도에 대해 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이슈 파이팅’에서 끌려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민주당이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이른바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김기현 대표의 사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 등 발 빠르게 중도층 민심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힘은 20-40대 수도권·호남 출신의 비(非)정치인들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면 배치했다. 이번 비대위는 한동훈 위원장을 포함한 11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조카인 한지아 을지대 재활의학 부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여권의 ‘새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있었던 취임식 일성으로 “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도발하며 자신이 상대할 사람이 ‘이재명’ 임을 명확히 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그 약점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로 읽힌다. 이런 전략은 이재명 지지층에서는 ‘전략 같지도 않은 전략’일 것이지만, 중도층에게는 ‘나름 잘 먹힐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 여의도의 일반적 관측이기도 하다.
◇여야의 총선 전략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현 여소야대(與小野大)의 국회 상황을 어떻게든 뒤집고야 말겠다는 각오다.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킨 데 이어, 같은 해 잇따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국힘은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당인 민주당에 밀려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여당은 ‘미완의 정권 교체’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총선에서 이겨 다수당 지위를 확보해야 진정한 정권 교체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위기감도 엄존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기치를 전면에 걸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다수 의석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현 정부 들어 국정 난맥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여권 국정 운영 방향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야당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해 중앙·지방 권력을 여권에 내준 상황에서 의회 권력까지 빼앗기면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계속 재판에 나가야 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비명(비이재명)계 이탈, 초읽기에 들어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등은 민주당의 총선 가도에 놓인 장애물들이다.
◇지역별 판세와 표심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이 걸려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4년 전 서울 41석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만 103석을 휩쓸었고, 전체적으로 180석을 얻어 압승했다. 반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수도권에서 건진 의석은 16석에 불과했고 총 의석 103석에 그치는 참패를 기록했다.
여야는 서울의 ‘스윙 지역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이겼으나 대선에선 윤 대통령 득표율이 이 대표보다 높았던 곳으로 강동구갑, 강동구을, 강서구을, 광진구갑, 광진구을, 노원구갑, 동대문구갑, 동대문구을, 동작구갑, 동작구을, 마포구갑, 서대문구갑, 송파구병, 양천구갑, 영등포구갑, 영등포구을, 종로구, 중구·성동구갑, 중구·성동구을 등 19곳이다.
부산·경남(PK)도 주요 승부처다. 현재 PK 의석 34석 중 26석을 가진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사수를 기치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최근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 이후 생겨난 PK 민심의 균열을 파고들 태세다.
전통적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싸움도 관심사다. 4년 전 대전·충남·충북·세종 지역에서 단 8석을 가져온 국민의힘은 중원 수복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여당의 ‘메가 서울’ 구상에 맞서 국토균형발전 구상을 중심으로 충청 민심의 지지를 호소할 전망이다.
대구·경북(TK)과 호남은 전통적인 표심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총선 구도 최대 변수는 ‘신당’
제22대 총선의 구도를 가를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여야 비주류가 추진 중인 신당이 꼽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주류에 밀린 비주류들이 각각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만큼 이들 신당이 존재감을 확보한다면 내년 총선은 거대 양당의 1대1 대결 국면에서 제3지대 신당이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하는 다자구도로 변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총선을 100여일 앞둔 지난해 12월27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칭 ‘개혁신당’ 명칭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시·도당과 중앙당 등록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민주적 권력에서 나온다”며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가 그런 일을 하기엔 상당한 부담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낮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1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가진 신년인사 행사를 통해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국민께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며 신당 창당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그 싸움은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세력과, 정치가 이대로 좋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라고 규정했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나란히 출범할 경우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등 제3지대 정치 세력이 한 지붕 아래 모이는 이른바 ‘빅텐트’ 정계 개편 시나리오도 내년 총선 정국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아직 현직 의원은 없지만 중량감 있는 정치인의 ‘이준석 신당’·‘이낙연 신당’ 합류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구 출신으로 보수정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총선에 도전한 당내 개혁 성향 소장파 정치인인 천하람 위원장은 ‘이준석 신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옛 동교동계 출신으로 6선 의원을 지낸 이석현 전 부의장은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다 앞으로 거대 양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비주류들이 탈당을 감행할 경우 제3지대 신당이 이들을 품에 안는 이른바 ‘이삭줍기’ 형식의 세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낙연 신당’의 경우 창당 선언은 오는 4일, 발기인 대회는 1월 중순께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거대 양당은 신당의 파급력을 일단 평가절하하면서도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양극단의 정치에 환멸을 느낀 민심을 일정 부분 받아낼 수 있다면 거대 양당 후보의 표를 잠식할 수 있고, 박빙 승부처에서 예측불허의 판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정치 지형에서 설령 신당이 출현하더라도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무엇보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 모두 기치는 들었지만, 현재까지 여야에서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 한계란 지적이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