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연 에코데이즈 대표 “천연염색 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졌어요” 광주 유일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폐섬유원단 재활용 음식물쓰레기 퇴비 생산…‘사연 담긴 옷’ 제작·전시 목표 장은정 기자

2024년 01월 04일(목) 19:46

박희연 에코데이즈 대표

“천연염색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박희연(56·여·사진) ‘에코데이즈’ 대표는 4일 환경 보호에 손을 보태고 있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광주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에코데이즈는 지역 내 유일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버려지는 섬유 원단을 새롭게 제품화하는 등 환경 보호와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의류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색감이 좋은 원단 대부분이 ‘수입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내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천연염색 길에 들어섰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왜 예쁜 색의 원단이 못 나올까’라는 아쉬움에 직접 천연염색을 시작한 게 벌써 20년 전”이라며 “이 매력을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2002년부터 각종 연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단을 구입해 색을 푼 미지근한 물에 빨아 정련한 뒤 수 차례 염색 과정을 거쳐 탄생한 완성품을 보면서 박 대표는 자연스레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특히 정련 과정에서 포도·감 껍질 등 불순물이 나와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을 보고 박 대표는 자연퇴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심하며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끝에 가능성을 본 박 대표는 광주 북구청과 협업을 통해 망월동 주민들과 천연염색 체험 및 자연퇴비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주민들에게 먼저 염색을 가르쳐 드린 뒤 불순물로 자연퇴비를 함께 만들었는데 호응이 굉장했다”며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처럼 화학물질이 아닌 천연염색을 하고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과일 쓰레기를 퇴비로 재생산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박 대표의 꿈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연 있는 옷’을 제작·판매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매장에 오는 고객들의 손에 들린 오래된 원단이나 헌 솜에 각각 다른 ‘이야기’가 있는 걸 보고 물건들에 담긴 스토리를 모아 제품을 만들고, 전시회를 열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물건에 정이든, 사랑이든 감정을 담을 수 있다”며 “새 제품에는 아직 의미가 담기지 않았지만, 사용된 제품에는 저마다 사람들과 함께 보내며 자연스레 생성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환경도 지켜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