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설레임이 계속되기를 / 최래오
2024년 01월 04일(목) 19:46
최래오 들꽃작은도서관장
지인들과 덕담 인사를 하고 해넘이, 보신각 타종으로 한 해가 마무리됐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 달력을 벽에 걸며 또 새로운 한 해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꿈꿔 본다. 다사다난한 지난 날들은 내일을 위한 과거가 됐다. “한 해가 갔습니다. 아아, 사랑했던 나의 한 해가 갔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지난 날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붓고픈 마음에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을 암송해 본다.

지나가는 세월의 시간도 나이에 비례하며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조급한 마음이 인다. 숨을 고르며 지나간 날들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돌리며 새로운 날을 (slow and steady) 천천히 꾸준하고 예쁘게 만들어 가려 한다. 흘러가는 시간이 나름대로 즐겁다. 꿈이 많고 고뇌에 찬 청춘의 시절과 주어지는 권리와 의무로 가득찬 장년의 시절로 돌아가고픈 마음은 1도 없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진 노년의 시간을 음미하며 하루하루를 즐긴다. 직장을 퇴직하고서 얻은 자유로움이 힘에 겨워 방황도 하며 어려운 시간들도 보낸다. 퇴직하고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하며 보낸 10년의 세월이 고단하면서도 삶의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10년을 나누어보면 3년 동안은 시골 생활 적응으로 정신없이 보냈다. 5년이 되고서야 조금씩 주위의 자연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즐기는 마음이 생겼다. 그동안 그저 그런 날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지난 해는 색다른 한해가 됐다. 정원에 앉아서 바라본 집 입구 쪽이 답답했다. 키가 작았던 홍가시나무가 어느 세월에 쑥쑥 커서 거목이 돼 있었다. 하루는 마음 먹고 정정했다. 나무 너머로 시원한 정경이 보였다. 이를 계기로 주위환경을 하나씩 바꿨다. 환경이 달라지니까 생각도 바뀌었다. 재밌었다. 하나씩 하나씩 바꾸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생각의 변화도 계속 진행 중이다.

시골생활은 자연의 무한한 변화로 심심할 날이 없다. 추운 겨울에는 식물들이 땅 속에서 봄을 준비한다. 움추려 있는 개구리는 따뜻한 봄날을 기다린다. 또 매화는 벌써 눈속에서 새싹을 움틔우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어제는 눈이 쌓여 잠자리를 잃은 들고양이가 방문을 열자 깜짝 놀라 뛰어나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연의 섭리 속에서 작은 삶을 꾸며가고 있다. 그 소중한 작은 삶을 조금 더 아름답고 의미있게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를 소중하게 가꾸어 가려 한다. 노년엔 경제 활동이 어렵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건강은 필수다. 돈을 벌어 병원에 가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노년은 홀로 서기만 할 수 있으면 성공한 거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당당하게 큰소리 칠 수 있는 노년을 위해서 그날까지 잘 먹고 건강하려 노력한다.

다음으로는 조금이라도 주위사람에 대해서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갈등보다는 미소를 지으며 주위 분들과 재미있게 보내고 싶다. 그러자면 마음을 비우고 받는 것보다 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함께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련다. 벗이 있어 찾아가고 찾아오는 날들이 즐겁다. 그런 만남에서 배움이 있고 깨우침이 있다. 마지막 단계는 세계와 지구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 너무 거창한가? 아니다. 각자의 몫에 충실하면 된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지구를 위해서 작은 일을 찾아서 하는 거다. 눈이 온 날 집앞에 쌓인 눈을 쓸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 길을 걷다가 쓰레기가 있으면 주워오는 게 지구를 위한 일이다. 지구를 위해서 세계를 위해서 할 일은 많다. 노년은 시간이 많기에 그런 일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다. 그렇기에 나라에서 다양한 혜택을 준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즐기고 있다. 반값 영화비에 열차 할인, 다양한 무료 입장 등을 고마워하며 지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며 이웃과 함께하며 즐거움을 찾아 나서련다. 남은 시간은 지구를 위해서 작은 일거리를 찾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침 명상과 스트레칭,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차 한잔을 음미하며 이 좋은날을 어떻게 보내야하나? 날마다 설레이는 하루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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