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신화부터 속담까지…민속문화 속 龍을 만나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상징사전 ‘용 편’ 발간 최명진 기자 |
| 2024년 01월 07일(일) 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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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청룡의 해’다. 청룡(靑龍)은 동쪽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만물의 근원인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의 성격이 강하다.
용은 십이지 동물 가운데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며, 변화무쌍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존재로 왕권과 권력, 수신과 풍요를 상징한다.
용 상징사전은 신앙·설화·놀이·그림·건축·복식·풍수로 범주를 나눠 용에 대한 관념과 상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더불어 그림, 도판 등 다양한 시각 자료도 함께 수록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의 용에 대한 최초 기록은 주몽, 박혁거세 등 건국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용왕도, 농기 등 그림에는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형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얼음이 갈라진 모습을 ‘용의 짓’으로 보고 그해 풍흉을 점쳤으며, 뜻한 바를 모두 이뤘을 때 ‘용이 여의주를 얻은 격’이라고 하는 등 용 관련 풍속과 속담도 다양하다.
사전에는 이러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리 수록해 용에 대한 한국인의 가치관과 태도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은 낙타, 호랑이, 사슴, 뱀 등 여러 동물이 합성된 상상의 동물이다. 서양에서 용은 주로 퇴치해야 하는 존재로 나타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상서(祥瑞)롭고 신령한 동물로 인식한다.
특히 용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상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용이 하늘로 승천해 풍운을 일으켜 비를 내리게 하고 물과 바다를 다스리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수신(水神)으로서 ‘용신’, ‘용왕’ 등 민속신앙의 대상이 됐고 지역별로 다양한 의례가 존재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뭄 때 지내는 ‘기우제’, 바닷가 마을에서 지내는 ‘용왕제’, 정초 우물가에서 행해지는 ‘용알뜨기’, 대보름 강가에서 용신에게 제물을 공양하는 ‘어부심’ 등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용을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해 신령스러운 능력을 가까이 두고자 했다. 이에 복식, 건축, 그림, 도자기, 가구 등 여러 분야에서 용 문양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지붕에 용마루를 설치하고 기와에는 용두(龍頭) 모양을 장식해 화재를 막고 벽사를 나타냈다. 정초에는 용호(龍虎) 그림 및 문자를 대문에 붙여 재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했으며, 마을을 상징하는 농기에 용 그림을 그려 풍요를 희망했다.
또한 문방사우(文房四友)나 문자도(文字圖)에 용 문양을 장식,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출세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그중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는 ‘입신출세’의 뜻을 지녀 격려와 응원의 의미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2024년 갑진년에는 청룡의 신성한 기운을 듬뿍 받아 고난과 역경을 잘 이겨내고 바라고자 하는 모든 소망이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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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