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공의료체계 약화 우려 속 안이한 인식은 금물

2024년 01월 07일(일) 19:46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이 지난해 12월31일 자로 폐업 신고와 함께 운영을 종료했다. 시립제1요양·정신병원도 수탁자가 4월 말까지 조건부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지역 공공의료체계의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광주시는 폐원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3년 개원 이후 2요양병원은 10여 년 간 전남대병원에서 수탁 운영해오다 적자 누적을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 새로운 기관을 찾았으나 응모자가 없었다. 이에 광주시는 의료공백 최소화와 직원 재취업에 나서고 있다. 먼저 부지 활용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현재 도시계획상 사회복지시설 용도여서 요양병원을 폐업하면 의료기관의 재개설은 사실상 어렵다.

노조가 요구하는 직영체제는 정부의 기준인건비 동결과 인력(정원) 증원에 대해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한 사항인데다 의료법인 설립은 1년6개월 이상 장기간 소요되므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2023년 6월 기준 62개 병원에 1만4천438병상이 운영 중으로 가동률은 67%에 그쳐 수요 대비 여유롭다며 의료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립정신·1요양병원과 관련, 필수의료 분야 정신응급 및 치매안심병원 기능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시립요양병원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당시 전담병원으로서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했다. 3년 동안 공공의료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광주시도 나름으로 2요양병원 존속을 위해 수탁자 재공모와 조례 개정 등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다. 코로나가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신종 및 변종 출현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때다.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서비스가 충분히 이뤄지도록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시립요양·정신병원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안이한 인식은 금물이다. 절대 안심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