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성회장 실체 조명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2024년 01월 08일(월) 09:15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지난 6일(토) 밤 방송된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악마의 거래 - 사건 브로커 성 회장 스캔들' 부제로 최근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스캔들에 대해 심층 조명했다. 스캔들은 한 기업 회장과 경찰 간부들 사이에서의 부적절한 커넥션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여러 명의 경찰관들이 구속되거나 직무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성 회장은 경찰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인사 청탁, 사기 사건 무마 등 검은 거래를 해온 의혹들이 이날 방송에서 드러났다.

방송에 따르면 성 회장은 자신을 '어르신'으로 부르는 B씨에게 가상화폐 사기 사건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경찰 간부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성 회장이 B씨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18억5천 여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 회장에게 거금을 건넨 이후 B씨가 수사과정에서 받은 편의는 '압수수색 날짜를 미리 알게된 것', '출석 조사 날짜가 연기된 것', '진술을 받아야할 수사관으로부터 오히려 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은 것', 또 번번히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것 등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의 B씨 코인 사기 사건 무마 청탁과 관련해 지금까지 경찰 1명이 직위해제됐고, 1명이 구속된 상태다.

또한, 그는 경찰 인사에도 관여하며, 무궁화 하나당 거금의 청탁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감으로의 승진에서는 무궁화 두개 값이, 경정으로의 승진에는 무궁화 3개값이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밝혔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입수한 녹취록에는 성 회장과 B씨의 대화가 오간 225개의 음성 파일이 담겨 있었다. 이 음성 파일에서 제작진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청탁과 비리, 악마의 거래가 실제로 있었던 정황이었다. 음성 파일 곳곳엔 성 회장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최측근이라며 언급되는 다수 인물들의 이름과 함께 현직 치안감의 이름까지 확인된다.

이에 대해 경찰서장 출신 박상융 변호사는 "승진 대상자 입장에서는 승진하려면 지방청장한테 자기의 능력을 보여줘야 된다"라며 "그런데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그래서 브로커가 '지방청 인사권자와 내가 친분이 있다' 이런 걸 내세우면서 접근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성 회장은 20여 년 전 박 모 청장과 처음 친분을 쌓으며 경찰 인맥을 넓혀갔다. 무엇보다 그 비결에는 작지만 지속적인 성회장의 정성이 있었다고 방송은 밝혔다. 경찰들은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폰서하고, 밥값을 내 줄수 있는 성회장을 '애국자'로 호칭했다. 성회장의 호의에 대한 대가는 경제적인 이권으로 이어졌다.

경찰서나 파출소, 지구대에 가전제품 판매업자를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성 회장은 이후 점차 규모를 키워가며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의 공사에도 참여하게 됐고, 성 회장과 관련된 회사 7곳이 총 17개의 지자체와 200억원이 넘는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녹음 파일에서는 성 회장이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C씨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성회장이 C씨와 친하다고 안팎으로 말을 하는데, 성회장에게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C씨는 "성회장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일절 없다"며 자세한 진술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성회장의 행위에 대해 자신의 영향력을 자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공직자는 일정 기간동안 한 지역에 머물지 못하지만, 성 회장은 계속해서 동일한 위치에 살면서 세력을 키웠다. 이로 인해 성 회장의 권력은 더욱 강력해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김영란 법이 인간관계와 부패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지만, 장기적인 편의 제공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더욱 구조화된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신뢰와 사법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C 김상중은 "악마의 거래가 사라질 수 있도록 225개의 음성 파일들의 내용을 계속 추적하고, 그 실체가 확실히 검증될 때까지 그 이름들을 절대 잊지 않고 있겠다"고 말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 '토요일 밤의 진/실/찾/기' 진실의 눈으로 세상을 지켜보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전파를 탄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