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만성적 인력난 ‘허덕’…“외국인 근로자 20만명 필요” 역대 최대 16만5천명 투입 불구 현장 3만5천명 추가 요구 채용 시 고려사항 ‘출신국가’·‘한국어 능력’·‘육체적 조건’ 순 양시원 기자

2024년 01월 08일(월) 19:40

사진=아이클릭아트

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5천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중소기업에 투입한다고 공언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3만5천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내국인 취업 기피 현상에 따른 만성적인 인력난을 대변하고 있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중소기업이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종합적으로 파악, 중소기업의 요구사항 정책 반영과 제도개선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1천2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15-30일 실시됐다.

조사 결과, 개별 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 상향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력이 부족한 사업주들의 비중은 29.7%를 차지했다. 이들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추가 필요 인력은 평균 4.9명이었다

이를 외국인력(E-9) 활용업체 5만4천780개사를 기준으로 추정하면 1만6천270개사에서 약 7만9천723명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 올해 역대 최대규모 외국인력 투입(16만5천명)에도 추가로 약 3만5천명이 필요, 총 도입 희망인원은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도입 인원이 여전히 중소기업 현장의 수요 대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응답 기업의 89.8%가 내국인의 취업 기피를 꼽았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74.8%)보다 15.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중소기업들의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최장 9년 8개월)에 대해 ‘5년 이상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53.5%로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근로자 채용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출신 국가’(65.9%), ‘한국어 능력’(48.0%), ‘육체적 조건’(33.4%) 등의 순으로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2022년 조사 시 고려사항 3위였던 ‘한국어 능력’이 이번 조사에 2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외국인근로자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숙식비 40만9천원을 포함한 305만6천원이었다.

사업주의 67.9%가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건비 지급’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동일 조건의 내국인과 비교할 때 외국인근로자의 생산성은 고용초기(3개월 미만) 59.0% 수준에 그쳤으나, 연차가 증가할수록 생산성이 상승해 3년 이상에서는 99.2% 수준을 보였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정부의 외국인력 도입쿼터 및 개별 사업장 고용한도 확대 등 제도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일부 완화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외국인근로자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향상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입국 전 직업훈련 강화 및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