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폭로 이유 “합의 종용에 불만” ‘투자 사기’ 탁씨 공판서…존재 탄로 위기 성씨가 압박하자 檢에 제보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08일(월) 20:14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씨의 재판에서 ‘사건 브로커’ 폭로 배경이 드러났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탁모(45)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탁씨로부터 억대의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 B씨가 증인으로 나서 신문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탁씨의 ‘사건 브로커’ 성모(63)씨에 대한 검찰 고발 이유가 밝혀졌다.

탁씨 측 변호인은 B씨에게 “탁씨를 고소한 이후 경찰 수사 단계에서 탁씨 뒤에 성씨가 있다는 사실을 검찰에 알리겠다고 얘기하면서 수사팀에 정보를 준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해당 질의에 B씨는 “이 사건(탁씨의 가상자산투자 사기 행각)과 무관한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탁씨 측 변호인은 “무관하지 않다”며 “그것 때문에 성씨는 자신이 드러날까 겁나 탁씨에게 빨리 B씨와 합의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질의에 대해 B씨가 명확하게 답하지 않아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성씨와 탁씨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새롭게 드러난 셈이다.

앞선 성씨의 재판에서 탁씨는 성씨에게 10억여원을 줬음에도 불구, 수사가 무마되지 않는 등 효과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여기에 이날 탁씨 측 변호인의 질문 요지를 더하면 탁씨는 성씨가 자신이 살기 위해 합의를 종용하자 불만이 극에 달해 수사 기관에 직접 제보하는 등 선수를 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B씨 이후 증언대에 설 피해자 C씨가 방청객으로 참석했다. 현행법 상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사람은 앞 사람의 증언을 볼 수 없어 C씨는 중간에 나가야 했으나, 퇴장 전 재판부로부터 정식으로 발언 기회를 얻어 “탁씨는 코인을 사고 팔지도 모르는 피해자들로부터 원금만이라도 돌려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묵살했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