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 빅 텐트 구성 가능할까? 30% ‘중간층’ 지지율 얻으면 ‘파괴력’ 커질 듯 ‘이낙연 신당’, 선도탈당 4인방 합류 중요해져 거대 양당, ‘李-李 빅텐트’ 가능성은 평가절하 김진수 기자

2024년 01월 09일(화) 20:21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을 제외한 신당 창당 추진세력들이 이른바 ‘빅 텐트’를 구성해 하나의 정당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빅 텐트 신당’이 탄생해 실제로 총선에서 ‘기호3번’과 같은 공통 번호를 받아낼 수 있다면 정치적 파괴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극단적 양당 정치 혐오층’ 같은 ‘중간층’의 지지율을 한 데 묶으면서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개혁신당(가칭)을 창당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한국의희망과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깨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다른 세력과 한강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이 놓여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며 “한국의희망이 과학기술인 인재 영입을 하는 것으로 아는 데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을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내는데 양 대표의 도전 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들이 실제로 ‘빅 텐트’를 성사시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

더욱이 상당히 진도가 나간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달리 ‘이낙연 신당’은 여전히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부터 상당한 반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이낙연 신당’의 가능성은 우선,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한다는 의사를 밝혔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원칙과 상식에 물어보는 게 맞다”면서도 “협력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칙과 상식’ 소속의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서 “빅텐트가 만들어져야 국민이 마음 편하게 기표할 수 있을 것이다”며 탈당 후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제3지대에서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연대 가능성을 평가절하했다.

무엇보다 이준석은 반윤(반윤석열), 이낙연은 비명(비이재명) 깃발을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가치 공동체를 실현할 매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표는 어떻게 보면 꽃길만 걸어온 분”이라며 “5선 중 4선을 호남에서 했고, 전남지사도 했다. 호남 몫으로 국무총리까지 지냈고 당 대표까지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분이 그동안 함께한 당원과 지지자를 기득권으로 몰아붙이고 떠난다는데 무슨 명분과 가치를 추구하려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탈당 이유가 이재명 대표가 싫다는 것, 반명(반이재명) 외에 뭐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