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 / 주정민 |
| 2024년 01월 10일(수) 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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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광역시에서 멀어질수록 지역소멸의 위험이 크고, 속도가 빨랐다. 머지않아 기초자치단체로 명맥을 유지할 수 없는 곳이 속출할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도 속도가 다를 뿐, 점차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예외가 아니다. 이들 지역소멸 지역의 공통적인 특징은 출산율이 낮고, 젊은 인구가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높다.
정부는 지역소멸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른바 지역 균형 발전론을 내세워 기업의 지방 이전, 지역의 일자리 창출, 지역의 특화산업 지원과 같은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고, 이들 정책이 실효성을 갖도록 다수의 특별법도 제정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는 젊은이들이 비수도권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사회간접 시설과 인프라 구축, 교통체계 개선과 문화환경 구축에도 신경을 썼다. 귀농 귀촌 지원, 마을 공동체 살리기 운동, 지역 혁신도시 조성 및 공공기관 이전 등도 진행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이들의 수도권 유출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는 대학을 활용한 지역혁신체계 구축으로 지역소멸을 막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역혁신사업(RIS), 라이즈사업(RISE), 글로컬대학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지역의 대학이 해당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해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역대학과 지역도 살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자는 취지이다.
글로컬대학사업 계획서를 보면, 대학이 주도해 지역을 활성화하는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순천대는 지역 특화산업인 스마트 팜, 우주항공, 애니메이션 분야 인력양성을 위해 입학정원의 75%를 이들 전공으로 모집한다. 전북대는 남원시와 협력해 폐교된 서남대에 K컬처 대학을 만들어 매년 300명씩 유학생을 유치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모두가 이들 사업이 성공해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대학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대학과 지역이 협업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 대학은 다수의 자원을 갖고 있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제공, 연구를 통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제공, 그리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사회적 자본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우선 지역 대학을 위한 정책인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인지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도 필요하다. 교육부의 예산지원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타 부처의 지역발전관련 예산도 연동해야 한다. 지역에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말고 젊은이들이 지역에 정착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소멸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에서 대학을 통한 지역혁신은 우리가 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일 수 있다. 그동안 시행했던 지역발전 정책의 효과를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과거처럼 정부가 추진하는 하나의 지원사업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발전의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