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서민들 공공요금도 버겁다 광주·전남 전기요금 체납액 53%·43% 폭증 도시가스 체납액도 1년새 18%·37%나 늘어 양시원 기자

2024년 01월 10일(수) 20:29

사진=연합뉴스

경기 불황에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지면서 광주·전남 공공요금 체납이 1년 전보다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요금 체납 지속 시 신용등급 하락·재산 압류 등의 불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납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의 재정 상황이 한계에 내몰렸다는 것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10일 ㈜해양에너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광주·전남에서 도시가스 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한 건수는 각각 7천63건·9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같은 달(광주 6천572건·전남 820건)과 비교해 각각 7.47%·17.19% 늘어난 수치다.

해양에너지는 광주시 5개 구와 전남 나주시, 화순군, 장성군, 영광군, 담양군, 해남군, 함평군, 장흥군 등 8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보급하는 기업이다.

체납금액으로 보면 증가폭이 더욱 컸다.

2022년 11월 말만 하더라도 광주·전남지역 도시가스 요금 체납액은 각각 9억5천128만원·1억2천12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광주 11억2천364만원, 전남 1억6천635만원으로 1년 새 체납액이 18.1%·37.2%나 각각 증가했다.

체납 증가는 도시가스 뿐만 아니라, 전기료·상수도 등 공공요금 전반에서 현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기준 광주·전남지역에서 2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체납한 호수는 1만8천462호·4만3천92호로, 1년 전 같은 달 대비 각각 30.6%·9.6% 많아졌다. 같은 기간 체납 금액도 광주 42억2천만원, 전남 98억5천만원으로 52.8%·43.5% 급증했다.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는 사업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2년 10월 말만 하더라도 산업용 전기요금 2개월 이상 체납 호수는 광주 121호, 전남 465호에 그쳤으나, 지난해 10월 말에는 그 수가 광주 148호, 전남 577호로 22.3%·24.0% 증가했다. 체납액도 지난해 10월 말 기준 광주 14억9천만원, 전남 30억6천만원으로 1년 전 같은 달 대비 91.0%, 23.8%나 늘어났다.

광주지역 상수도요금 체납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 집계결과, 지난해 10월 말 기준 과년도 체납액 징수율은 66.20%로 1년 전 같은 달(69.65%) 대비 징수율이 3.45% 줄어들었다. 반면, 부과액 가운데 체납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0월 말 30.3%에서 지난해 10월 말 33.8%로 3.5% 가량 상승했다.

이에 해당 기간 전체 상수도요금 부과액은 17억4천400만원에서 17억3천만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 체납액은 5억2천900만원에서 5억8천500만원으로 되려 급격히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1·2분기 올랐다가 3분기는 동결된데 이어 4분기엔 산업용(대용량)만 ㎾h당 10.6원 인상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광주·전남 전기료 물가지수는 137.7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6% 증가했다. 1981년(24.8%) 이후 42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광주 3.6%·전남 3.5%)을 6배 이상 상회했다.

/양시원 기자